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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손흥민의 햄스트링, 시한 폭탄이 터진 것인가.
냉정히 패하는 게 맞는 경기였다. 라멜라의 골은 전반 팀 내 유일한 슈팅이 들어간 것이었고, 후반 막판 상대를 몰아치기 직전까지는 공-수 모두에서 완벽히 제압을 당한 경기 내용이었다.
토트넘엔 타격이 큰 경기다. 한 시즌 중 가장 중요한 지역 라이벌전에서 완패를 했다. 여기에 최근 리그 3연승 상승 흐름이 끊겼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추가했다면 5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톱4 진입이 가시권이었다. 하지만 패배로 7위에 머무르게 됐다.
경기 후 조제 무리뉴 감독은 "근육 부상이다. 근육 부상은 통상적으로 쉽지 않다. 복귀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가 누적되다보니 부상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감독조차 손흥민의 피로가 부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걸 어느정도 인정했다. 손흥민의 햄스트링 부상,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이었다. 이번 시즌 토트넘 공격의 핵심으로 휴식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중이었다. 아스널전까지 리그 28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출전 시간은 2343분으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햄스트링 근육은 휴식이 부족해 지친 상황에서 부상 발생 빈도가 높다. 특히, 역습 상황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올리는 손흥민과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이기도 하다.
현지에서도 혹사를 부상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경기를 지켜보던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자 명 공격수 출신 앨런 스미스는 "손흥민이 멈춰섰다. 햄스트링쪽 통증을 느끼고 있다. 좋은 징조가 아니다. 그는 축구를 너무 많이 했다"며 쉬지 못하고 뛴 손흥민에게 과부하가 걸렸음을 지적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도 SNS를 통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부분 손흥민이 빠지면 안된다, 큰 부상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낸 가운데 한 팬은 'SON=OVER USED'라고 일침을 놨다.
순간적으로 근육이 놀라 보호 차원에서 교체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경기 중 카메라에 잡힌 손흥민의 표정은 그나마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근육이 찢어지거나 하는 큰 부상으로 연결된다면 꼼짝 없이 몇 주를 쉬어야 한다. 햄스트링은 휴식밖에 답이 없다.
불안한 건 손흥민이 지난해 9월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었다는 점이다. 당시 중요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부상 발생 후 약 1주일 만에 복귀하기는 했었다. 당시 손흥민은 "내 햄스트링에 마법이 찾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손흥민의 햄스트링에 시한 폭탄이 달려있었는지도 모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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