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이슈]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수원FC, '잔류 이상을 노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2-31 05:59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승격팀' 수원FC의 겨울 행보가 심상치 않다.

수원FC는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와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내년 시즌 승격에 성공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격이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대전 하나시티즌 등 K리그1급 전력을 구축한 팀들 틈바구니 속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던 수원FC는 시즌 내내 강력한 공격축구로 '깜짝 승격'을 일궈냈다. 선수단 평균 연봉 '7위'가 만든 작은 기적이었다.

승격의 환희도 잠시, 수원FC는 바로 다음날부터 고민에 빠졌다. 냉정하게 현 전력으로 K리그1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매 시즌 잔류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호곤 단장과 김도균 감독도 이구동성으로 "잔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면 보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이 기존 전력 정리였다. 특히 K리그2 최고의 공격듀오로 평가받은 안병준-마사의 거취 결정이 우선이었다. K리그2 득점왕과 MVP를 거머쥔 안병준과 지난 2시즌간 꾸준한 활약을 펼친 '아시아쿼터' 마사는 많은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수원FC는 몸값이 오른 마사와는 재계약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사는 강원FC행이 결정됐다.

문제는 안병준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안병준이 프로축구연맹 규정 상 외국인 선수로 분류되며, 이적료가 발생했다. 많은 팀들이 입맛을 다셨다. 수원FC는 안병준과 재계약 협상을 했지만, 몸값이 너무 높았다. 안병준이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만큼의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결국 트레이드를 택했고, 강원의 이영재와 맞바꾸기로 했다.

안병준-마사까지 보낸 수원FC는 완전히 새판짜기에 나섰다. 시작은 수비였다. 여름부터 관심을 보인 '국대 출신 풀백' 정동호를 품었다. 여기에 2018년 러시아월드컵 멤버였던 윤영선 영입에 근접한데 이어, '현역 국대 센터백' 박지수(광저우 헝다)로 방점을 찍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박지수는 올 겨울 수원FC 임대가 유력하다.

박지수는 수원FC 잔류의 승부수다. 군대 문제로 K리그로 돌아오는 박지수는 많은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다. 관건은 계약기간이었다. 박지수 측은 6개월 계약을 요구했다. 당초 박지수를 원했던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이 발을 뗀 이유다. 고민하던 수원FC는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수원FC는 박지수-윤영선 국대급 센터백 라인을 통해 초반 최대한 승점을 벌자는 계획을 세웠다. '초반 탄력을 받으면 시즌 중후반까지 힘을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왼쪽 풀백에도 국대급 선수 영입을 추진 중인 수원FC는 협상이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강력한 포백을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공격진도 변화의 폭이 크다. 이영재라는 국대급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품은 수원FC는 외국인 선수를 좌우 측면 공격수로 채울 계획이다. 지난 시즌 측면 공격 부재로 고생했던 수원FC는 한층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안병준의 자리는 기존의 라스, K리그1에서 검증된 양동현 김승준으로 채운다. 수원FC는 추가 공격수 영입도 준비 중이다. 베테랑 자원인 김호남까지 가세하며, 수원FC는 양과 질에서 지난 시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수원FC가 이름값 있는 선수들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있다. 2016년 학습효과다. 당시에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승격에 성공한 수원FC는 겨우내 폭풍영입에 나섰다. 가성비에 초점을 맞췄다. 미완의 대기, 준척들을 대거 더했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무너졌다. 경험의 차이가 컸다. 당시의 아픔을 뼈저리게 기억하는 현 프런트는 방향을 바꿔 검증된 선수 위주로 영입에 나서고 있다. 물론 영입파들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래도 다음 시즌까지는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현재까지 영입만 놓고보면 수원FC는 강등 후보 보다는 다크호스에 가깝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