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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준우승은 없었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8년만에 돌아왔다.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김도훈 감독과 울산 선수들이 마지막 승부, '유종의 미' 약속을 지켰다.
2012년 우승 이후 8년만에 아시아 정상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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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베스트 멤버를 풀가동했다. K리그 득점왕, '골무원' 주니오가 원톱으로. 2선에 김인성-신진호-이청용이 포진했다. 윤빛가람과 원두재가 더블볼란치로,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이 포백에 포진했다. '베리나히쑤' 조수혁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과 강한 압박으로 나섰다. 전반 6분 페르세폴리스 바샤르 레산의 크로스가 위협적이었다.
전반 8분 주니오가 뒤꿈치로 내준 패스를 이어받은 윤빛가람의 회심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에서 보여준 중거리 결승골을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전반 12분 페레스폴리스의 역습, 아흐마드 누룰라히의 슈팅이 불발됐다. 전반 14분 원두재가 영리하게 상대 반칙을 유발했다. 이어진 윤빛가람의 코너킥이 수비벽에 막혔다. 전반 16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주니오의 날선 헤더가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전반 21분 윤빛가람의 왼발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라크가 펀칭으로 막아냈다. 전반 22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주니오의 슈팅이 또 한번 위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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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후반 10분 또다시 VAR이 울산을 구했다. 이청용의 크로스가 주니오를 향하던 순간, 상대 수비수 메흐디 쉬리가 오른팔을 들어올려 막아섰다. 페르세폴리스의 명백한 핸드볼 파울, 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니오의 두 번째 페널티킥은 완벽했다. 라크 골키퍼를 속이며 가볍게 역전골을 터뜨렸다. 7호골(4 PK골)로 ACL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이후 만회골을 노리는 페레스폴리스의 공격이 거셌다. 후반 16분 알리샤의 날카로운 헤더가 작렬하는 순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22분 누롤라히의 슈팅을 조수혁이 막아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27분 이청용 대신 이근호, 박주호 대신 홍 철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2012년 우승 신화를 쓴 레전드 MVP 이근호가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후반 37분엔 주니오 대신 '슈퍼서브' 비욘 존슨, 신진호 대신 센터백 정승현을 투입하며 마무리를 준비했다.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우승을 지켜낼 뜻을 분명히 했다. 후반 39분 김기희가 상대 공격수와 박스에서 충돌한 후 VAR이 가동됐지만 문제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
후반 44분 레산의 날선 헤더를 골키퍼 조수혁이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직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추가시간 시작과 함께 김인성 대신 설영우가 투입됐다. 울산이 마지막 추가시간 5분을 완벽하게 버텨냈다. 2대1 승리와 우승을 지켜냈다.
울산은 이날 감격 승리로 2012년 우승 이후 8년만의 역사를 썼다. 카타르 입성 후 결승까지 9연승, 9경기 연속 2골 이상, '9승1무' 무패 우승의 위대한 기록을 썼다. K리그 구단의 우승은 역대 11번째 우승, 2016년 전북 현대의 우승 이후 4년만이다. 김도훈 감독은 2010년 성남 일화 수석코치 시절 ACL 우승에 이어 10년만에 지도자로서 두번째 아시아 정상을 경험하게 됐다. 리그 준우승, FA 준우승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한달만에 최고조로 끌어올려 결국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상금 400만달러(약 44억원), 클럽월드컵 참가수당 기본 100만달러(약 11억원)를 획득했다. 아시아 챔피언의 이름으로 내년 2월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최하는 카타르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진인사대천명,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울산에게 하늘이 우승을 선물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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