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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한 VAR.' '솔직히 판정에 의문이 남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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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후인 후반 36분 울산이 동점골이 터졌다. 윤빛가람의 슈팅을 비욘 존슨이 방향을 돌려놓으며 골문을 열었다. 골 직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이 판정은 VAR에 의해 뒤집혔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취소되고 골이 인정됐다. 두 번의 VAR에서 고베의 골은 지워지고, 울산의 골은 살아났다. 이 장면에 대해 윤빛가람은 "골이 취소됨으로써 우리 선수들 사기가 살아난 것은 사실이다. 그 골이 인정됐다면 두 골을 따라갔어야 해서 더 힘들었을 것이다. 두 골로 역전한다기보다 한 골을 먼저 넣고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임한 덕에 역전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K리그 대표구단 울산은 올해 ACL 8강전 이후 도입된 VAR 시스템에서 가장 잘 적응된 모습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K리그는 지난 2017년 후반기 세계에서 7번째,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VAR을 도입했다. 선수들 스스로 VAR 시스템에 잘 적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심판이 보지 못한 사각지대, 놓친 부분을 정확히 잡아내는 VAR에 대한 믿음도 확실하다. VAR은 애매한 상황에서 아무 때나 가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골 장면, 페널티킥 판정 상황, 즉시 퇴장 상황, 엉뚱한 선수에게 경고를 준 경우 등에만 VAR이 적용된다. 이날 4강전에서 VAR이 가동된 모든 장면은 모두 승부에 영향을 주는 골 장면이었다. K리그에선 통상 주심이 온필드 리뷰를 통해 확인한 경우 중계화면에 팬들과 공유하는 리플레이 화면이 수차례 나오기 때문에 오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VAR로 왜 확인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불만은 간간히 나오지만, 일단 VAR실과 소통하고 '비디오로 봤다'고 말하면 순순히 받아들인다. 지난달 29일 수원FC와 경남FC의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추가시간 승격의 운명을 바꿔놓은 VAR 페널티킥 판정에 선수도 감독도 팬들도 모두 승복했다.
J리그의 경우는 아직 VAR을 도입하지 않았다. VAR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 VAR 오심에 대한 의심과 음모론, 격렬한 항의는 양 리그의 경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키타니 회장의 SNS에 고베 팬들의 불만과 항의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 서포터 클럽은 '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문 등을 제출할 수 있나요?'라고 질의했다. 미키타니 회장은 '관계자들과 상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 언론은 고베 구단이 AFC에 항의 서한을 제출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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