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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 이끈 양발의 이승기, "동국이형이 '네가 주인공'이라고 말해줘"[현장인터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11-08 18:01


2020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MVP로 선정된 전북 이승기. 전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1.08/

[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승컵이 달린 단판 결승전에선 흔히 말하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우승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지난해 우승팀 수원 삼성에는 고승범이 있었고, 올해 전북 현대엔 이승기가 있었다.

이승기는 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0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8분과 26분 연속골을 넣으며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15년만에 FA컵 우승, 구단 사상 첫 더블을 이룩했다.

대회 MVP를 수상한 이승기는 "제가 주인공을 해본 적이 많이 없다. 오늘은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2골을 넣어 MVP도 받고 이렇게 기자회견도 한다. 너무 행복한 하루다. 아직 핸드폰을 보지 못했는데, 연락이 많이 와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전북 내 '숨은 에이스'로 불리는 이승기는 본인을 스스로 낮췄지만, 대선배로부터 '주인공' 인증을 받았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진짜' 은퇴하는 이동국이다. 이승기는 "오늘 동국이형이 경기 후 '네가 주인공이야. 고맙다'라고 해줘서 너무 고마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이 자리에서 마음고생한 사실을 털어놨다. "(2014년 대회에서)저 때문에 팀이 탈락했다. 승부차기에서 5번 키커로 나서 실축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승기는 오른발과 왼발 중거리 슛으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뚫었다. 그는 "훈련 때 내 슈팅 능력이 좋은 편이다. 코치진은 찬스가 생기면 슛을 많이 시도하라고 강조한다. 오늘도 후반에 들어 찬스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집중한 덕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K리그에서 우승한 상황이라 컵대회에선 즐기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이날은 동국이형에게 단 몇 분이라도 출전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동국이형이 웃으며 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보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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