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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마지막은 눈물 대신 박수였다.
돌아보면 다사다난했던 10년이었다. 2011년 승부조작 파문, 2012년 보이콧(정규리그 거부), 이후 강등과 승격을 반복하며 역경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2017년 승강 플레이오프 나락에서 살아남은 뒤 줄곧 안정권을 유지하며 K리그1(1부 리그)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는 일찌감치 파이널A에 진출,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많이도 울고 웃었던 10년. 그래서일까. 문을 닫고 떠나야 하는 사람들은 '끝'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누구하나 '안녕'이란 말을 꺼내지 못했다.
구단의 직원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관계자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저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별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예정됐던 마지막 경기가 휘슬 소리와 함께 끝났다. 11월 전역을 앞둔 선수들을 위한 작은 기념식도 마무리됐다.
이제 진짜 이별해야 할 시간. 코치부터 감독까지 상주에서 10년을 보낸 김태완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10년 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 상주에서 감독을 시작했고, 마지막을 지킬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 나를 감독으로 만들어주고 지지해준 팀이다. 시민구단으로 창단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정말 마지막 경기였다. 홈 팬들 앞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마무리를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상주는 이날 대구를 2대1로 꺾고 홈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상주의 마지막 골을 장식한 안태현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이 사랑해주셨다. 이렇게 떠나게 돼 아쉽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팬과 함께한 시간이 적다. 그래도 마지막에 이렇게 팬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홈에서 마지막 골을 넣었다. 뜻 깊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2020년 10월 17일. 상주는 상무를 품었던 옛 구단으로 마지막 장을 끝맺음했다. 경기장을 떠나는 이들은 "이제는 보기 어렵겠네"라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인사했다. 눈물은 없었다. 10년 간 함께했던 고마움, 미안함을 담은 박수로 대신했다. 그렇게 상주와 안녕을 고했다.
상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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