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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 다 잘했다."
K리그 1 파이널리그에서 1위 울산과 2위 전북이 매경기 살얼음판 우승 경쟁을 펼치는 첨예한 상황에서 울산 선수 9명이 한꺼번에 벤투호에 뽑혀나갔다. 태극마크와 선수 개인의 영광을 누구보다 환영하고 축하해왔던 '레전드' 김도훈 감독마저 난감한 속내와 고민을 감추지 못했다. 부상 우려에 출전시간, 컨디션 조절, 팀 전술 훈련 등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서 김 감독은 "하지만 대표팀에 가서 좋은 기운을 받아오면 결국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울산 태극전사'들이 A대표팀 활약으로 '호랑이 기운'을 바짝 끌어올리며, 김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이날 밤, 울산 구단은 김 감독의 요청에 따라 고양종합운동장으로 구단 버스를 급파했다. 7명의 국대들은 경기 직후인 밤 10시 30분 익숙한 팀 버스를 타고 이튿날 새벽 울산 클럽하우스에 무사히 도착했다. 선수를 최우선하는 구단의 배려와 신속한 조치에 어깨가 절로 올라갔다. 벤투호에 차출됐지만 경미한 부상으로 팀에 남은 이청용, 홍 철 역시 구단의 관리속에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제, 14일부터 '완전체' 울산으로 다시 15년만의 우승 목표를 향해 올인한다.
김 감독은 '벤투호 차출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끌어올려 돌아왔다. 대표팀의 좋은 분위기를 이제 우리 팀의 분위기로 이어갈 수 있기 바란다.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은 모두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다. 팀에 돌아와서도 대표팀에서 한 것처럼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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