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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갈 길이 바쁜데….'
일종의 '호사다마'다. 시작은 좋았다. 부산은 당초 파울루 벤투 감독이 10월 A매치 주간을 맞아 '김학범호'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이정협(29)-김문환(25)-이동준(23) 등 핵심 3총사를 발탁했을 때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힘겹게 1부리그로 승격한 첫 시즌 현재 10위로 강등을 걱정하는 팀 상황에 비춰보면 국가대표 3명 배출은 자긍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감독 사퇴 이후 '대행체제'로 버텨나가는 형편까지 감안하면 선수단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기분좋은' 시작은 9일 벌어진 첫 친선경기까지 이어졌다. 부산의 에이스인 이정협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정협은 과거 대표팀과 '기분좋은' 인연이 있었다. 팀 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때마다 대표팀에 발탁됐고, 대표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기분좋은' 기운을 받고 오면 팀도 잘 나갔다.
그랬던 그가 군더더기 없는 발기술을 앞세운 골맛을 봤다. A매치 주간 이후 나머지 파이널A 라운드를 치러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대표팀에서 '감'을 잡고 돌아온 이정협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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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쁨은 여기까지. 예상치 못한 불운도 겹쳤다. 또다른 핵심 전력 김문환이 부상을 했다. 친선경기 1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김문환은 10일 2차전에 대비해 훈련하던 중 우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귀가했다.
김문환은 지난 2018년 11월에도 '벤투호'의 호주 원정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 포함됐다가 제외된 바 있다. 이번 부상은 2018년 때와는 다른 부위라고 한다. 현재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문환은 오는 14일 팀 훈련 소집 때 합류해 추가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 의무팀장이 1차적으로 체크한 결과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은 '승점 6점'이 걸린 것과 다름없는 수원 삼성과의 25라운드를 앞두고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문환-이동준으로 이어지는 빠른 오른쪽 라인은 부산의 강력한 무기다. 이정협이 기분좋게 복귀하더라도 김문환이 빠지면 '대표팀 효과'가 반감될 게 뻔하다.
여전히 갈 길은 바쁜 부산이 대표팀 소집 이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1부 잔류의 운명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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