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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 계단 더 높이 올라가고 싶습니다."
대구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드레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는 악재를 맞이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감독까지 갑자기 사라져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수석코치로 안드레 감독을 보좌하며 팀 창단 후 최초로 상위스플릿 진출을 이끌었던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아 한 시즌을 버텨냈다. 1차 목표였던 상위스플릿 진출, 그리고 진짜 목표였던 ACL 진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감독대행은 "기쁘다. 이번 시즌 두 번의 큰 고비가 있었다. 그걸 잘 이겨냈기에 좋은 결과가 찾아왔따.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대구는 개막 후 1무3패로 부진하다 다섯 번째 경기였던 성남FC전에서 첫 승을 거뒀다. 또, 8월2일 수원 삼성전 승리 후 6경기에서 2무4패로 승리가 없었다. 이 감독대행이 말한 두 번의 고비가 이 때였다. 특히 8월에는 상대적으로 순위가 떨어지는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에 연달아 패하며 휘청였다.
이 감독대행은 "팀이 어려울 때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결정을 내렸다. 1.5군에 있던 선수들이지만,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박한빈, 류재문 투입으로 중원을 두텁게 해 수비적으로 탄탄해진 부분이 컸다. 스피드가 좋은 김재우는 대인 방어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줬다. 무더운 여름 고정 라인업을 고집하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이 왔었는데 전화위복으로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가 팀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줬다. 팀이 성장하려면 이런 선수들이 계속 나와 경쟁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대행은 목표 달성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목표는 달성했지만 솔직히 운이 따르기도 했다. 우리팀 스쿼드가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휴식기를 잘 보내면 베스트 라인업으로 남은 3경기를 치를 수 있다. 다음 라운드 상주와의 맞대결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 팀이 지난 시즌 5위를 했는데 역대 최고 순위였다. 이걸 또 깨보고 싶다. 4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상주를 꼭 잡아야 한다. 상주가 좋은 팀이지만, 선수들이 목표 달성에 만족해하지 말고 끝까지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5위 대구와 4위 상주의 승점 차이는 3점 차이다.
이 감독대행은 마지막으로 "수원 삼성에서 잠깐 감독대행을 해봤지만, 이렇게 한 시즌을 다 치르는 건 처음이다. 하늘과 땅 차이였다.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정말 많이 생기더라. 이기면 말이 없지만, 지면 팀을 흔드는 얘기들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 때마다 조광래 사장님과 선수들 덕에 위기를 넘겼다. 목표 달성도 중요했지만, 감독대행으로 한 시즌을 치르며 정말 많이 배웠다. 이번 시즌 겪고 있는 시행착오가 앞으로의 지도자 생활의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용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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