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악!" 김병지가 25년만에 '꽁지머리'를 잘랐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9-21 13:37


사진출처=김병지 SNS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50)가 25년만에 트레이드마크인 '꽁지머리'를 잘랐다.

김병지는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짧게 자른 머리를 공개했다. 울산 현대 시절인 1993년부터 '꽁지머리'는 '드리블 하는 골키퍼'와 함께 'K리그 슈퍼스타' 김병지를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였다. 축구팬, 어린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따라하며, 지금까지도 '병지컷''김병지머리'라는 고유명사로 통하는 그만의 스타일이다. 최근엔 후배인 '울산의 국대 골키퍼' 조현우가 울산 우승을 이끈 김병지를 향한 오마주로 '꽁지머리'를 길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김병지가 갑자기 무려 25년을 고수해온 '꽁지머리'를 스스로 내려놓는 결단을 감행했다. 1996년 당시 울산 사령탑이던 고재욱 감독의 명으로 단 한번 삭발했을 뿐 이후 단 한번도 바꾼 적 없는 헤어스타일이다.

김병지의 갑작스러운 삭발과 관련, 눈 밝은 팬들은 "유튜브 인기 콘텐츠 '가짜사나이2' 출연"을 그 이유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 7월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와 무사트가 협업해 공개한 '가짜사나이'의 뜨거운 인기몰이 후 김병지는 지난달 '가짜사나이 시즌2' 지원자 면접에 참가했고 지난 4일 1차 합격통보를 받았다. 공중파TV '진짜사나이'를 패러디해 만든 유튜브 방송은 일반인들이 무사트 해군 특수전 전단(UDT) 훈련에 도전하는 극한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 불과 일주일만에 구독자 50만 명, 누적조회수 4000만 뷰가 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나이 51세, 면접자 중 최고령이자 국가대표 축구 레전드의 도전과 진솔한 면접 과정은 온, 오프라인에서도 뜨거운 화제가 됐다. 참가지원 영상에서 팔굽혀펴기 72회, 윗몸일으키기 56개를 거뜬히 소화한 '철인' 김병지는 지원동기에 대해 "늘 계획은 잡지만 90%는 못하는 게 실천이다. 제가 이제 50대인데 실천하는 데 두려움을 많이 가진다. 할 수 있다는 것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연장자 대우 없이 고강도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느냐는 돌직구 질문에도 "46세 때 스무 살 넘게 젊은 친구들과 경쟁했고, 얼마 전 은퇴하기 전까지 저보다 어린 감독과도 생활했다. 코치들도 전부 어린 친구들이었다. 염려하시는 모든 답은 여기에 있다. 조직안에 들어가면 그 조직에서 맡는 역할,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이 있다. 축구선수는 이름만으로 할 수 없다. 경기력, 체력 여러 가지가 바탕이 돼야 한다. 지금 50이지만 지금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고, 젊을 때만큼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20대 중후반, 30대 초반까지 커버할 체력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운동 유튜버' 면접관 김계란이 "만약 '가짜사나이2' 출연자로서 반삭발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묻자 김병지는 "쉽지 않을 결정일 것"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지금까지 30년동안 이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할 수 없었다. 이유는 팬들이 이 스타일을 참 좋아해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 트레이드마크이자 신념 같은 것이다. 하지만 '가짜사나이'가 됐다고 생각하면 그것 역시 제가 원해서 신념대로 가는 것이다. 지키도록 하겠다. 그 준비가 안됐다면 신청도 안했을 것"이라며 면접 통과시 삭발을 공약한 바 있다.

피지컬갤러리의 김계란이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가짜사나이 2기' '30테라바이트' '야근시작'이라는 글을 올리며 '가짜사나이 시즌2' 촬영이 종료됐다고 알려진 상황, 온라인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2기 합격자' 명단이 퍼져나가고 있다. K리그 708경기, 만45세 5개월 15일 최고령 출장에 빛나는 '레전드' 김병지의 '가짜사나이 시즌2' 도전에 무게가 실린다.

김병지는 삭발에 대한 질문에 "지난 13일, 큰아들 태백이, 둘째 산이와 함께 가서 머리를 잘랐다"고 담담히 말했다. "머리를 자르겠다고 했더니 처음엔 우리 아이들도 안믿더라. '말도 안된다'고 하더라. 스물세 살인 큰아들도 평생 내가 뒷머리를 자른 걸 처음 본다. 사진을 찍으며 아주 신기해 하더라"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