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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결전의 날이다.
① 축구도사: 전북 김보경 VS 울산 이청용
김보경은 지난해 울산에서 35경기 13골 9도움을 기록하고, 리그 MVP에 오른 후 '1강' 전북으로 떠났다. '축구도사'의 공백이 우려될 무렵, '또다른 축구도사' 이청용이 울산에 왔다. 11년만의 K리그 복귀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깔끔한 볼 터치, 간결한 패스워크, 탄성이 절로 나는 '요리조리' 드리블에 위, 아래, 좌우를 휘젓는 폭넓은 활동반경까지, 클래스가 다른 축구로 울산의 중심이 됐다.
승패만큼 K리그 1-2위의 품격을 보여줄 경기 내용도 중요하다. '축구도사'들이 펼칠 기술축구의 향연은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첫 맞대결 때는 이청용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기술, 경험을 갖췄고, 경기 템포와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자'들이다. 김보경은 첫 울산 원정에서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김기희의 퇴장을 유발한, 기민한 몸놀림으로 완승에 기여했다. 이청용도 큰 무대에 강했다. 포항과의 첫 동해안더비, 전북전 첫 패 직후 인천전, '쌍용더비' 서울전에서 어김없이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가져왔다.
김보경과 이청용은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모든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안방의 김보경은 "우승 경쟁에 있어서 울산과의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 "승점 3점을 반드시 가져오겠다"는 강한 각오를 밝혔다. 이청용 역시 담담하지만 분명한 다짐을 전했다. "잘 준비한 대로 경기해서, 웃으며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② 브라질 골잡이: 울산 주니오 VS 전북 구스타보
주니오와 구스타보 역시 올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른다. K리그 5년차 '득점 1위' '울산 골무원' 주니오는 골 냄새를 기막히게 맡아낸다. 골이 있는 곳에 그가 있다. 20경기 22골, 경이로운 기록이 말하듯 언제 어디서나 기회만 오면 넣을 준비가 돼 있다. 3년째 발을 맞춘 '좌우의 스피드 레이서' 김인성-김태환과 찰떡호흡을 보여준다.
전북전의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올 시즌 10개 구단 골망을 모두 뚫어낸 주니오가 유일하게 골맛을 못본 상대가 전북이다. 대구, 울산 시절을 통틀어도 전북을 상대로 단 2골에 그쳤다. '전북 국대 센터백' 홍정호와 상대 수비의 치열한 압박을 어떻게 뚫어낼지가 포인트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 유니폼을 입은 구스타보는 서울과의 데뷔전(3대0승)서 데뷔골을 터뜨리고 4골 1도움을 몰아치며 '30억원(추정치)' 몸값을 입증했다.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 출신으로 1m89의 장신에 헤딩 능력, 발 기술, 저돌적인 피지컬을 모두 가진 공격수다. 직전 광주전 동점골 장면에서 수비를 등진 채 터닝슈팅을 쏘아올리는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역시 올시즌 최소실점(13실점) 중인 '울산 철벽' 정승현-불투이스 조합이 구스타보를 어떻게 봉쇄할지가 승부처다.
구스타보는 첫 맞대결을 앞두고 "울산전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아직 우리가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트로피를 위해 다른 어느 경기보다 더 강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니오는 "이번 경기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다. 우리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공격수들의 서로를 향한 '리스펙트'와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승리공식'은 약속이나 한듯 빼닮았다. "울산엔 주니오라는 좋은 공격수가 있다. 주니오를 잘 막아야겠지만 그보다는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경기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구스타보) "구스타보는 이미 스스로 좋은 선수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우리는 분석과 준비를 마쳤다. 우리의 경기를 할 것이다."(주니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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