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면서도 강한 축구"로 '무패우승' 이끈 백기태 포철고 감독[현장인터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8-26 21:48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포항 U-18팀(포철고)을 3년만에 우승으로 이끈 '뼛속까지 포항맨' 백기태 감독이 "오늘은 아주 행복하고 너무너무 자랑스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26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 현대 유스팀(현대고)과의 '2020년 K리그 U-18 챔피언십(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을 마치고 이같은 소감을 남겼다. 이날 포항은 3대1로 승리로 3년만이자 대회 최초 2회 우승을 차지했다.

백 감독은 "기분이 좋다. 선수들과 코치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 특히 코치진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선수들 컨디션 관리를 잘 해줬다. 그 덕에 결승전까지 부상이 없었는데, 그게 우리가 특별했던 이유인 것 같다"고 우승의 공을 선수와 코치들에게 돌렸다.

그는 "선수들 중에선 데이터로 나오는 것처럼 홍윤상(4골 3도움)이 제일 잘했다. 하지만 청소년 대표 선수, 대표가 아닌 선수가 작은 톱니, 큰 톱니가 되어 모두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포항은 한 수 위 경기력으로 전반에만 2골을 몰아쳤다. 후반 1골을 따라잡혔지만 2분 만에 선제골 주인공 오재혁이 추가골을 넣으며 손쉬운 3대1 승리를 따냈다.

백 감독은 "(이렇게 잘 할 줄은)예상하지 못했다. 매경기 하다보면 분명히 끝이 있으니까 후회없이 하자,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어 "4분을 남겨놓고서야 우승을 직감했다. 울산이 저력이 있는 팀이다. 경기 전 '동해안 더비'라고들 말은 했는데, 선수들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동해안 더비'가 아니라 현대고랑 붙는다고 말해줬다. 스틸야드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로 부담이 될 거여서 추가적인 부담을 주기 싫었다"고 말했다.

포철고의 색깔에 대해선 "빌드업을 통해 상대를 귀찮게 하면서 아기자기한 패스로 상대를 공략하는 전술"이라며 "보기 좋은 축구는 아니고 실속있는 축구를 하자고 생각했다. 간단하면서도 강한 플레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포항에서 초중고를 나와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부상으로 이른 나이에 은퇴한 뒤로도 포항에서 20년째 유스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승대 이명주 손준호 등이 그의 제자다.

대회 MVP 홍윤상을 비롯해 오재혁 등 3학년들은 올해 졸업한다. 백 감독은 이들 '황금세대'에 대해 "올해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9월달 MBC 대회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선수들이 다음 단계에 갔을 때 안주하지 말고 성실하게 뛰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본인도 다음단계(프로)로 진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 하지 않는다. 애들이 성장해서 전화 한 통화 해주고 미디어에 나오는 게 내 행복이다.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포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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