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올 시즌 첫 출전, 박배종의 '1'이 완성한 수원FC의 K리그 100승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8-24 11:37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수문장' 박배종(31·수원FC)의 간절했던 첫 번째 경기, 수원FC의 K리그 100승으로 이어졌다.

박배종은 수원FC의 살아있는 역사다. 그는 실업 시절부터 줄곧 수원FC의 골문을 지켜왔다. 수원FC의 K리그1(1부 리그) 승격과 K리그2(2부 리그) 강등도 함께해왔다. 그는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줄곧 수원FC와 함께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 하지만 올 시즌 그의 자리는 없었다. 새로 합류한 유 현(36)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밀린 것. 그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수원FC가 15경기를 치르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박배종은 연신 벤치만 지켰다. 올 시즌 그의 출전 횟수는 '0'에서 나아가지 않았다.

기회가 찾아왔다. 23일, 박배종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16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출전의 기쁨과 부상 입은 유 현의 빈자리. 유 현은 앞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 박배종은 유 현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선발 출격했다.

박배종의 마음은 모두가 알고 있었을 터.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가벼운 농담으로 부담을 덜어줬고, 유 현은 따뜻한 문자로 응원했다. 기운을 받은 박배종은 그라운드 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는 이랜드의 강공을 막아내며 팀의 2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수원FC(승점 29)는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동시에 홈에서 K리그 100번째 승리를 달성하며 활짝 웃었다.

경기 뒤 박배종은 "올해 처음으로 기회가 왔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팀 승리에 힘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부담과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대한 편하게 경기를 하려고 했다. 감독님께서도 부담주지 않으려 하셨다. 경기 전에 '몸 상태 좋냐'며 장난을 치셨다. (유) 현이 형이 자하고 있어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긴장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했다. 현이 형도 응원을 해줬다. 경기 전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현이 형이 '너는 실력도 있고, 충분히 훈련도 했다. 네 실력만 보여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줬다"고 웃었다.


올 시즌 첫 발을 뗀 박배종. 그는 "우리 팀이 K리그에서 100승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좋은 모습 보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게 결과로 나와서 기쁘다. 골키퍼 포지션은 1명만 뛸 수 있는 자리다. (앞으로) 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 기회가 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의무"라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