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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이 전격적으로 인천을 떠난다.
이임생 감독 불발건을 통해 내부 갈등은 세상에 공개됐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독단적으로 이임생 감독 선임을 결정했고, 이 실장은 배제됐다. 결국 석연찮은 결정은 비상식적인 일처리로 이어졌다. 제대로 이 감독과 협상을 완료하지 않은 채, 마무리 단계인 이사회부터 개최하는 촌극이 펼쳐졌다. 결국 세부조항에서 이견을 보인 끝에 이 감독의 인천행은 전면 백지화가 됐다.
이 실장은 곧바로 감독 선임에 나섰다. 5일 이 감독 불발 해프닝 후 단 이틀 만인 7일 조성환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 결정 시간은 짧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부실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정상'적인 길을 걸었다. 조 감독은 당초 인천의 주요 후보군 중 하나였다. 이 실장은 주변 관계자들에게 평판을 묻고, 그가 이끌었던 제주 경기들을 분석하며 조 감독에 대한 파악을 일찌감치 마쳤다. 코치진에 김재성, 김이섭, 선수단에 오반석 김호남 양준아 김성주, 아길라르 등 조 감독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많다는 점도 이점이었다.
조 감독은 본인이 원하는 코치의 동행을 강력히 요구했다. 사실상 조 감독의 유일한 요청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예산 대부분을 소진한 인천 입장에서 새 코치의 선임은 분명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양 측의 조율이 필요했다. 이 실장이 결단을 내렸다. 조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하고, 수뇌부를 설득했다. 결국 임중용 수석코치가 일선에서 물러나 기술이사로 보직을 바꿨고, 조 감독과 인연이 있는 최영근 코치가 부임했다.
감독 선임을 마무리한 이 실장은 쉬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전했다. 계속된 갈등에 지쳤지만, 이 실장은 감독 선임이라는 급한 불을 끄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감독 선임 후 이 실장은 시장과 대표이사에 사퇴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표 이사와의 동반 사퇴가 유력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단 이 실장만 떠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 실장은 부임 후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팀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하며, 행정가로서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 하지만 끝내 갈등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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