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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제부터 제대로 볼 만하겠어."
그가 언급한 '물건'은 전북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 영입한 구스타보와 바로우다. FC서울전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한 구스타보는 45분, 바로우는 22분간 몸풀이 하듯이 '맛보기'만 보여줬을 뿐이다.
'잠깐 뛰는 걸 가지고 섣부른 판단'이라고 외면하기엔 둘의 플레이는 너무 강렬했다. 팀 훈련에 정상 합류한 시간이 짧아 몸 상태가 100% 아닌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구스타보는 "브라질 리그에서도 탄력과 헤더에서는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으로서는 다양한 공격 옵션이 추가된 것이다.
바로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다웠다. 그동안 K리그에 EPL 경험 용병이 더러 있었지만 성공사례는 없었기에 '반신반의' 시선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우는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측면 돌파 시 스피드를 앞세워 단박에 상대 수비를 따돌릴 때 차원이 다른 기술을 선보였다. 측면 종적인 움직임에서 급하게 횡적으로 틀어 골문을 향해 파고들 때도 개인기와 위치 선정이 뛰어났다.
전북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과감하게 용병 2명을 새로 영입한 이유를 금세 알 수 있었다. 둘의 데뷔전을 본 팬들 반응도 환영 일색이다.
이 덕분에 전북은 올 시즌 최대 약점이었던 '득점력 빈곤'을 빠르게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 둘을 영입한 목표도 명확하다. "그동안 전북의 득점력이 저조했다. 득점에서 좀 더 터진다면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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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것이 27일 현재 울산, 전북의 득점력은 큰 차이가 있다. 울산은 13경기 평균 2.5골(총 32골), 전북은 평균 1.6골(총 21골)이다. 여름 이적시장 이전에 전북은 벨트비크가 1골에 그칠 정도로 용병 재미를 보지 못했다. 주니오(17골)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울산과 크게 대조적이었다. 전북과 울산의 이런 현격한 격차는 구스타보와 바로우의 가세로 크게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구스타보와 바로우에 대한 기대감은 실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팀내 친화력, 적응력에서도 종전의 '콧대'높은 용병과는 달라 보인다.
지난 26일 FC서울과의 데뷔전 이후 첫 인터뷰에 나선 둘은 이구동성으로 '덕분에'의 미덕을 보였다. 구스타보와 바로우가 공통적으로 엄지를 들어 보인 대상은 전북 구단의 선수 관리 체계였다. 특히 담당 피지컬 트레이너가 자가격리 중에도 원격으로 세밀하게 몸 관리를 해 준 덕분에 입단 후 첫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구스타보는 "김민혁과 골 세리머니를 상의한다"고 말할 정도로 전북의 국내 선수들과도 이미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우는 "함께 들어온 구스타보가 데뷔전에 골을 넣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 구스타보가 앞으로 더 골을 넣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동료'를 먼저 생각했다.
둘의 이런 마음 씀씀이가 인터뷰에서 흔히 나오는 의례적인 '립서비스'는 아니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구스타보와 바로우가 무척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은 선수다. 특히 구스타보는 넉살도 좋아서 신입 선수가 아니라 몇년 간 함께 지내왔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타 팀 관계자는 "전북은 국가대표급의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해외에서 좀 날렸다고 까칠하게 행동하기는 힘들지 않겠나. 어찌되었든 전북이 부럽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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