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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가려운데 긁어달랬더니….'
여름 이적시장이 22일로 마감된 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FC서울은 윤영선(임대) 기성용을 영입했고 김한길(전남) 박준영(안산) 페시치(계약만료)를 내보냈다.
'IN & OUT' 숫자로 보나 실질적인 전력 면에서 보나 '보강'이라 하기엔 애매한 결과다. '정작 가려운 곳은 놔두고 엉뚱한 곳만 긁었다'는 평가가 타 구단 사이에서도 흘러 나온다.
서울의 이번 여름시장은 '이슈 메이킹에 성공했지만 실속은 없었다'는 반쪽 보강으로 압축될 수 있다.
하지만 '급한불'을 끄지 못했다. 페시치 대체선수다. 11위까지 처진 FC서울이 직면한 최대 문제는 공격력 부실이다. 페시치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그 사이 서울은 외국인 해결사 공백에 시달렸다.
6월 말 임대 만료인 페시치와의 결별은 일찌감치 공식화되면서 대체선수를 보강하는 게 서울의 최대 과제였다. 이 과정에서 제리치(경남) 벨트비크(수원FC) 무고사(인천) 호사 등 후보군이 알려졌다. 서울도 이들 선수 영입을 검토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 구단의 영입의지가 강했던 제리치는 탈장 부상으로 인해 10월이나 돼야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결과론이지만 서울이 제리치를 덜컥 붙잡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선수를 써먹지도 못하고 연봉만 날릴 뻔했다.
그렇다고 여기에 안도할 처지가 아니다. 더 보강을 해도 시원찮을 외국인 공격수 자리를 되레 1명 축소한 채 남은 일정을 치러야 한다. 에이전트 등 축구계에서는 페시치 대체자가 없을 것이란 전망은 기성용 복귀설이 가시화되면서 진작에 나왔다. '기성용에게 팀 내 최고 연봉의 대우를 해주면 자금이 부족해서라도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당시엔 기우에 불과할 줄 알았지만 기우가 현실이 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서울 구단의 입장을 물었다. 구단측은 "기성용 입단과 페시치 대체자 영입건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자금 문제로 인해 페시치 대체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것 역시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투자에 인색하다'는 주변 관측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렇다면 페시치 대체자를 왜 영입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구단은 "많은 선수의 리스트를 받았지만 여러가지 조건과 상황이 맞지 않았다. 지금으로선 더 자세한 얘기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사의 경우도 '돈'때문에 영입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서울의 이같은 애매모호한 입장은 억측만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구단 주장대로 '돈' 문제가 아니라면 '의지'의 문제이거나 '구단측이 남은 시즌에 마음을 비운 게 아니냐'는 또다른 억측이 나온다.
기성용은 몸을 만들고 8월 중순이 지나야 출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서울은 리그 3∼4경기를 치러야 한다. 있던 외국인 공격수도 빠진 상황에서 승점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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