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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기자가 인천 관계자나 선수들을 만나면 항상 묻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매년 인천 잔류의 비결이 뭡니까?"
그러나 스스로 위기에 빠졌던 인천은, 혼자 힘으로 또 다시 반등의 서막을 열었다. 11일 홈에서 열린 상주전. 직전 라운드에서 전북까지 잡아낸 '4연승' 상주의 기세는 어마어마 했다. 김호남, 무고사까지 빠진 인천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보였다. 열심히 뛰었지만, 행운의 여신은 인천을 외면하는 것처럼 보였다. 중원의 문지환이 부상으로 교체아웃됐고, 후반 시작 후 오세훈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문지환을 대신해 들어온 이제호가 레드카드를 받았고, 송시우까지 경고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후반 20분도 채 되지 않았을때다.
4경기 연속 1대0 승리를 거둔 상주였던만큼, 인천의 무딘 공격이 상주 방패를 뚫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게다가 인천은 단 9명만이 경기장을 누비고 있었다. 실제 경기는 상주의 페이스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모두가 상주의 승리를 생각하던 후반 추가시간,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골이 터졌다. 김도혁의 패스를 받은 지언학이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득점과 함께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인천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환호했고, 임중용 감독대행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무기력한 모습에 등을 돌렸던 인천팬들도 다시 엄지를 치켜올렸다. 댓글마다 '이게 진짜 인천', '지더라도 이런 경기를 하면 된다'는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물론 예년에 비해 시간은 부족하지만, 인천은 의지라는 해법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명이라는 숫적 우위를 앞세우고도 승점 1에 그친 김태환 상주 감독은 "축구, 참 재밌다"고 했다. '축구에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과연 인천은 다시 한번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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