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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청용이형에게 또 한번 반했죠."
설영우는 주중 팀 훈련에서 처음 동해안 더비에 대한 언질을 받았다. "왼발을 잘 준비하라"고 했다. 설레면서도 긴장됐다. 기대감과 부담감이 교차했다. 6일 포항스틸야드, 경기 시작을 앞두고 잔뜩 긴장된 마음으로 애써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설영우 곁에 대선배 이청용이 쓱 다가와 앉았다. "많이 긴장된다"는 10살 어린 후배를 향해 이청용은 "나도 FC서울에서 더비 때 데뷔했어"라며 오래 전 슈퍼매치 데뷔전의 기억을 털어놨다. 2004년 열여섯 살에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이청용은 2006년 3월 12일 이장수 감독의 서울 시절, 수원 원정(1대1무)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나도 더비에서 데뷔했는데 너도 형이랑 똑같네"라며 긴장을 풀어줬다. "더비도 똑같아. 다를 것 없어. 긴장할 필요 없어. 네가 훈련장에서 하던 대로, 하던 것 반만 해도 상대를 농락할 수 있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설영우는 "청용이형이 그런 말을 해주시니 정말 큰힘이 됐다. 한번 더 반했다"며 웃었다.
1998년생인 설영우는 국가대표 에이스 이청용의 축구를 보며 자랐다. 이청용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후배를 도왔다. 이날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치는 활약으로 10년 10개월 18일만의 K리그 복귀골을 신고했고, 절대승리가 필요한 포항과의 복수전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으며 데뷔전을 치르는 어린 후배의 몸을 가볍게 했다. 설영우는 이날 '떨지마, 너 하고 싶은 것 다해'라는 든든한 선배들과 함께 당찬 데뷔전을 치러냈다.
설영우는 "청용이형은 제가 울산에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선수"라고 웃었다. "국가대표 최고의 에이스이신 만큼 처음 뵀을 땐 정말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실력도 훌륭하시지만 한 팀에 있다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다. 해외생활을 엄청 오래 했는데도 정말 '한국사람'같으시다.(웃음) 늘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인드가 몸에 배 있다. 후배로서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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