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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상주상무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쉽지 않다.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서류조차 통과하기 어렵다. 최종 합격자 명단에 전현직 국가대표, 연령별대표 선수들이 즐비한 이유다.
상주는 올 시즌을 끝으로 K리그1(1부 리그) 무대를 떠난다. 이유가 있다. 상무는 지난 2011년 상주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연고 계약이 끝난다. 상무는 새 연고지를 찾아 떠나야 한다. 이 경우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K리그2(2부 리그) 무대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2020년 뚜껑을 열기도 전부터 예정된 강등. 일각에서는 '선수들 동기부여가 떨어져 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반대로 '두려울 것 없어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고 내다보는 쪽도 있었다.
개막전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막강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울산 현대에 0대4 완패했다.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를 악 물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상주는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살짝' 빗겨있던 선수들의 간절함이 있었다.
올 시즌 상주의 뒷문을 지키는 황병근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1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한 황병근은 세 시즌 동안 리그 18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주 합류 뒤에도 윤보상(제주 유나이티드)에 밀려 단 2경기를 뛰었다. 올해는 다르다. 개막전부터 기회를 잡았다. 비록 울산에 4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세 경기에서 단 1실점만 기록하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비수 배재우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프로 입문 뒤 제주와 울산에서 36경기를 뛰었다. 지난해 상주에 입대한 뒤에도 단 4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
그동안 K리그2에서만 뛰던 안태현은 올 시즌 상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를 흔들고 있다. 그는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부드러운 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간절함은 이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주장 완장을 찬 한석종은 제대 뒤 새 소속팀을 찾아야 한다. 김진혁은 그동안 팀 상황에 따라 수비수와 공격수로 뛰었다.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상주에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이들은 매 경기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에 헌신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상주에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야 소속팀으로 돌아간 뒤에도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팀 초반 상황이 좋지 않다. 아직도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가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한 발 더 뛰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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