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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16년 이후 울산에서 5년째 뛰고 있는 공격수 김인성(31)은 빠르고 강한 울산 육상부의 대표 아이콘이다. 빛의 속도로 측면을 뚫어내는 괴력 스퍼트는 알고도 못 막는다.
이청용, 윤빛가람, 고명진 등 실력파 공격수들이 대거 영입된 올해도 그는 '주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선수가 아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누구보다 절실히 노력하는 선수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90분 내내 측면 라인을 오르내리며 "한번 뺏긴 공은 지구끝까지라도 가서 찾아온다"는 이 선수를 감독도, 동료들도, 팬들도 격하게 아낀다.
'축구도사' 이청용이 가세하면서 올 시즌 김인성은 익숙한 2선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주로 선다. 경기 중 이청용과 좌우를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김인성은 "(이)청용이형은 정말 심플하고 정확하다. 볼을 뺏기는 법이 없다. 모든 볼을 다 연결한다. 청용이형, (윤빛)가람, (고)명진이형의 장점을 가까이서 보면서 보고 느끼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왼쪽 보직 변경을 위해 겨우내 비장의 무기도 개발했다. 팬들 사이에 화제가 된 '헛다리 주법'이다. 숨은 노력은 개막전부터 빛을 발했다. 상주전 전반 43분, 김인성은 폭발적인 역습을 선보인 후 문전에서 따라붙은 상대 수비를 '헛다리'로 벗겨냈다. 다급해진 수비가 김인성의 유니폼을 잡아당겼고, 휘슬이 울렸다. 주니오의 페널티킥 쐐기골을 이끌었다. "왼쪽 적응을 위해 개발한 것"이라면서 "연습한 게 경기장에서 나오는 것, 그게 제일 힘들다"며 웃었다.
김인성은 "김 감독님과 오래 해왔다. 내가 본 어떤 감독님보다 팀 장악력이 최고"라고 했다. "울산에는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을 하나 되게 하고, 잘 이끌어주시는 감독님만의 카리스마"라고 설명했다. 수원전 전반 종료 직전 고승범에게 원더골을 허용한 후 하프타임 라커룸, 김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빛났다. "감독님은 덤덤하셨다. '신경쓰지 말고 우리 것 하자, 잘할 수 있다'고만 하셨다. 선수들을 믿어주셨고, 부드럽게 다독여주셨다. 덕분에 냉정을 되찾고 급하지 않게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2골을 먹고도 3골을 몰아친 역전승에 대해 김인성은 "우리 팀을 한층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같다. 하나로 뭉쳐서 이겨낸 경험이 남은 시즌을 치르는 데 큰 보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도 발전하지만 감독님도 계속 발전하시는 것같다. 엄청난 노력을 하신다. 모든 면에서 '레벨업' 되신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감독님이 울산에 오신 첫 해 4위, 2년차에 3위, 3년차에 2위를 하셨으니 올해는 꼭 1위를 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지난 시즌 9골 3도움을 기록한 김인성은 올시즌 2경기만에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개인 목표는 없다"고 했다. "작년엔 대놓고 두자릿수 골을 목표로 이야기했다. 그런데 커리어하이를 기록해도, 팀이 우승을 못하니 아무 소용 없더라. 목표는 오직 하나, 울산의 우승뿐이다. 우승하면 나머지 개인기록, 상들은 다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리그에서 뛸 때 모스크바서도 우승해봤고, 전북서도 우승해봤다. 김도훈 감독님이 오신 첫해 FA컵 우승도 해봤다. 하지만 울산에서 리그 우승을 한다면 정말 특별할 것같다.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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