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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프로팀 경기는 처음이라…."
안주는 없었다. 정 감독은 '박수칠 때' 떠났다. 그는 친정팀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랜드는 최근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아무리 정 감독이라고 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였다.
정 감독은 피하지 않았다. 그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랜드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 이제 올라갈 곳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확 바뀐 이랜드. 지난 9일 제주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2(2부 리그) 2020 개막전에 나섰다.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일부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사상 첫 제주 원정이라는 부담감도 있었다. 무엇보다 첫 판부터 '승격후보' 제주와 붙게 됐다.
걱정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이랜드는 경기 초반 잔뜩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상대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랜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원기종의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막판 추가골을 넣었지만, VAR(비디오판독) 결과 노골로 선언된 것이 오히려 아쉬움으로 남는다.
원정에서 거둔 값진 승점 1점. 그 뒤에는 정 감독의 '지략'이 있었다. 정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쿠타 파수 대신 원기종을 투입했다. 정 감독은 "우리가 무너지지 않으면 후반에 반드시 기회가 올 것으로 봤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원기종을 후반 조커로 투입해 변화를 줬다. 선수가 잘해준 덕분에 승점을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정 감독. 그는 "월드컵도 경험했지만, 프로는 또 다른 무대라 걱정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해줬다. 이상민 김태현 등 어린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그라운드 위에서 잘 펼쳐보였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17일 홈에서 '또 다른 승격후보' 경남과 격돌한다. 정 감독은 "초반 라인업이 무척 까다롭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홈에서 팬들께 승리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데뷔전을 마친 정 감독은 이제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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