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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어떻게 그런 질문을~." 작년 울산 현대 유니폼을 1년 동안 입었고, 2020년 1월초 전북 현대와 FA 계약한 김보경(31·전북)에게 어쩜 당연한 '픽(Pick)'이었을 것 같다. 김보경에게 많은 '애정'을 쏟았던 국가대표 선배 박주호(33·울산)가 릴레이 인터뷰 선수로 '떠난' 김보경을 찍었다. 김보경은 "주호형이 날 선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궁금한 질문 얘기를 해주었다.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다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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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은 2017년 여름, 전북에서 일본 가시와 레이솔로 이적했다. 그는 2016년 전북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전북과 다시 손을 잡았다. 나이 삼십줄에 들어선 그는 더 많은 우승 트로피와 안정적인 선수 커리어 후반부가 필요했다.
김보경은 당차고 냉정한 구석이 있다. 박주호는 선수 은퇴 전에 꼭 K리그 우승을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김보경은 박주호가 울산에선 그게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형에게 미안하지만 작년이 마지막 기회이지 않았을까. 울산이 우승하면 전북이 우승을 못 한다는 얘기가 된다. 나도 우승이 필요하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2019년 K리그 구도는 전북과 울산의 2강 싸움이었다. 기본 팀 전력에서 두 '현대가'가 다른 팀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차원 앞서 있었다. 8일 개막하는 2020시즌도 팀 전력이나 스쿼드의 깊이에서 전북과 울산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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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은 "코로나19로 준비 기간이 2개월 정도 더 길어졌다. 분명히 지난 2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기 때보다 우리 팀 선수들간의 호흡이 좋아진 부분은 있다. 나부터 좀더 기존 선수들에게 녹아들었다"면서 "하지만 실전 경기를 하면서 손발을 더 맞춰야하는 부분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 앞서 2월 홈 '전주성'에서 벌어진 ACL 첫 요코하마 마리노스전서 기대이하의 경기력 끝에 1대2로 완패해 큰 충격을 던졌다. 요코하마의 가공할 '닥공'에 전북이 내용과 결과 모두에서 졌다. 김보경은 "우리 선수들도 정말 화가 난 경기였다. 요코하마가 우리가 하고 싶은 축구를 했다. 전북 고참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냉정하게 배운 점이 많았던 경기였다"고 말했다.
전북은 2020시즌을 준비하면서 K리그를 대표한 윙어 문선민(군입대 상주 상무)과 로페즈(상하이 상강)를 잃었다. 그리고 대신 K리그가 처음인 공격수 벨트비크와 무릴로 조규성, 미드필더 김보경 쿠니모토 이수빈, 수비수 오반석 구자룡 등이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작년 공격을 주도했던 문선민 로페즈의 공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김보경은 "떠난 문선민과 로페즈를 기억하면 우리에게 마이너스다. 새로운 전북을 기대해야 한다. 새 선수들은 분명히 능력이 있다. 쿠니모토 같은 경우도 능력이 분명히 있는 친구다. 그만의 개성을 전북 팀에 잘 녹이면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김보경은 올해 K리그 상위권 판도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작년엔 전북과 울산이 1강을 다퉜고, 서울(3위) 포항(4위) 대구(5위) 강원(6위)이 3~4위를 두고 막판까지 치열하게 싸웠다. 그는 "올해는 코로나19로 기존 팀당 38경기에서 27경기로 11경기씩 줄었다. 그만큼 초반부터 승점을 많이 쌓으려고 할 것이다. 초반에 승점차가 벌어지면 따라잡기가 더 어렵다. 울산과의 3차례 맞대결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전북의 강함이 중요한 경기에서 발휘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북과 울산의 올해 첫 맞대결은 6월 28일 울산에서 벌어진다. 김보경은 전북 합류 이후 개인적인 목표를 팀의 목표인 '트레블(3관왕)'로 똑같이 잡았다고 한다.
그는 요즘 자신의 유튜브 채널(KBK Football TV)을 통해 축구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김보경은 "은퇴하는 그날까지 계속 유튜버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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