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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가 '쿠스토디오'로 불렸던 굴욕의 순간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4-21 10:57


사진=마르카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가 굴욕을 겪었던 유망주 시절 일화가 공개됐다.

때는 2002년 여름. 스포르팅CP 소속이던 17세 호날두는 스페인 명문 레알 베티스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교체투입 후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다. 당시만 해도 호날두(Ronaldo)는 대중에 알려지지 않는 무명의 신예였다. 'Ronaldo' 하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이끈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가장 먼저 떠오르던 시절이었다. 베티스를 상대로 넣은 골이 스포르팅 소속으로 기록한 데뷔골이었단 건 성인 무대에서 그가 돋보인 적이 없다는 말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코멘테이터도 호날두의 존재를 잘 몰랐던 모양. 호날두가 골을 터뜨린 순간, 그는 "쿠스토디오(Custodio)가 경기를 확정짓는 멋진 골을 터뜨립니다"라고 외쳤다. 이 코멘테이터는 거듭 "쿠스토디오가 정말 멋진 골을 넣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스포르팅의 또 다른 선수 쿠스토디오와 크리스티아누를 착각해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은 '굴욕의 순간'이 아닌 전설의 시작을 알린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포르투갈 매체 '아 볼라'는 그날 경기 이후 "마데이라섬 출신의 17살 호날두가 멋진 골로 스타덤에 올랐다"고 적었다. 포르투갈 기자 페드로 마르케스는 지난 2017년 8월 유럽축구연맹(UEFA)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스포르팅 구단은 17살의 나이로 1군에 오른 호날두에 대해 이야기했다. '히카르두 콰레스마도 좋지만, 또 다른 꼬마가 곧 1군에 오른다. 이 꼬마는 유스 레벨의 모든 기록을 경신했다'고 했다. 나는 베티스전 골을 통해 왜 그들이 왜 호날두를 주목하는지 알게 됐다. 엄청난 속도, 침착성, 어려운 각도에서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절묘한 감아차기 슈팅이 어우러진 골이었다. 파울루 푸트레, 루이스 피구, 시망 사브로사를 배출한 스포르팅이 또 다른 스타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2002년 8월14일, 호날두는 유럽클럽대항전 데뷔전을 치렀다. 인터 밀란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 1차전에 교체 출전해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하지만 그 인터 밀란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호날두가 원조 호나우두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선수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는 현재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29골(173경기)을 넣으며 통산 득점 1위를 달리고,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총 5번 우승한 챔피언스리그의 전설이 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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