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유럽이 골머리 앓는 선수 계약문제, K리그도 걸려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3-17 05:35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럽 리그가 4월 초 재개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선수들과의 계약문제가 그 중 하나다.

유럽 빅리그는 가을에 시작해 봄에 끝나는 추춘제를 도입하기 때문에 선수들과의 계약종료 시점은 12월31일이 아닌 6월30일에 맞춰져있다. 만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등의 시즌이 코로나19로 인해 7월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엔 계약이 끝나는 선수를 시즌 막바지에 활용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한다. 단기임대 계약을 한 임대생도 마찬가지다.

팀별로 피해 규모가 제각각이다. 예컨대 첼시는 베테랑 트리오 윌리안, 페드로, 올리비에 지루가 계약만료 예정자들이다. 스페인도 다르지 않다. 스페인 일간 '아스'는 프리메라리가 소속 선수 중 115명이 6월30일부로 계약이 끝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마요르카에 입단한 기성용도 포함된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은 "시즌은 전통적으로 6월30일에 끝나지만, 이번 경우엔 예외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리그 연기에 따른 선수들의 한시적 계약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같은 유럽 선수들의 계약 관련 보도를 접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 통화에서 "K리그에서도 코로나 정국에서 선수들의 계약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무슨 이야기일까. 그는 "프로축구연맹은 기본적으로 리그 축소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막이 더 늦춰질 경우 축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선수들은 출전 수당을 걱정할 것이다. 출전 수당을 받는 선수들의 수가 꽤 된다"고 말했다. 일부 선수들은 구단과 계약을 할 때, 계약서에 출전 수당 조항을 삽입한다. 연봉 1억원을 원하는 선수와 연봉 8000만원을 제시한 구단이 협상에 돌입할 경우, 2000만원의 차이를 출전수당으로 메우곤 한다. '20경기 출전시 1000만원, 30경기 출전시 1000만원' 이런 식이다. 고액 연봉선수의 경우 경기당 출전수당을 받기도 한다. 38경기(K리그1 기준)가 모두 열리지 않으면 조건을 충족 못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에이전트는 "지난겨울 특정 선수와 계약할 때, '연맹의 결정에 의해 취소된 경기는 출전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길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맹 차원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선수 운영팀 경험이 있는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만약 리그가 축소될 경우에는 축소된 만큼의 비율로 출전수당을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하지만, 출전수당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리그 축소가 된다는 가정하에 제기된 것이다. 최근 축구계에선 4월 18일 또는 25일 개막설이 떠돌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게 연맹의 입장이다. 축구계에선 개개인의 수당을 걱정하기보단 고통을 분담해 위기 극복에 힘써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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