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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폭탄맞은 K리그...개막연기 이후가 더 걱정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3-05 05:30


K리그 긴급 이사회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개막을 해도 걱정이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K리그 시즌 개막 연기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달 29일 2020시즌을 시작키로 했던 K리그 일정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같은 달 24일 한국프로축구연맹 긴급 이사회를 통해 내려진 조치다. 이사회 당시 코로나19 확진자는 700여명. 4일 오후 현재 5600여명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사망자 숫자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초 1개월 정도 개막이 연기될 것이라던 예상은 크게 빗나갈 듯 하다. 어차피 각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 빠듯한 경기 일정,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한 팀들의 과부하 등은 이미 예견된 부작용이다.

골치아픈 일은 선수단, 경기력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구단 프런트의 말못할 고충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좀 진정돼 뒤늦게 시즌 개막을 하더라도 '이미 꼬여버린 구단 마케팅 사업을 어떻게 푸느냐', 이만저만 머리 아픈 게 아니다.

최악의 경우 긴급 이사회에서 의견개진 수준으로 나왔던 리그 경기 단축, 무관중 경기 등의 궁여지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더욱 그렇다.

K리그는 이미 리그를 시작한 프로농구, 프로배구와 상황이 다르다. 아직 '스타트'를 하지 않은 만큼 이른바 '세팅'을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


구단들에 따르면 연간 시즌 회원권부터 문제가 꼬인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시즌권은 구단들이 시즌 개막 이전에 공을 들여 판매하는 상품이다.

2019시즌 기준 팀별 총 38경기를 치렀으니 홈 19경기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상품 가격이 매겨졌다.

만약 코로나로 인한 개막 연기 장기화 여파로 리그 경기가 단축된다면 시즌권 상품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구단이 일부러 상거래 약속을 위반한 것도 아니지만 시즌권 구매자들이 환불이나 판매가 재산정을 요구하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 결국 시즌권을 다시 팔아야 하는 마케팅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각 구단이 경기장 내 A보드 등을 통해 유치하는 스폰서도 문제다. 각 스폰서 기업, 업소들은 K리그를 관전하는 팬들 대상으로 한 광고 효과를 기대하고 구단과 협약한다.

무관중 경기를 하면 광고에 노출되는 잠재적 소비자가 없어지는 셈이고, 경기수를 단축하면 시즌 단위로 계약하면서 예상했던 광고 효과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 역시 구단으로서는 스폰서측에 대해 계약 불이행을 저지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여기에 경기 일정표가 아직 정해진 게 없으니 경기 안내 플래카드, 입장권 발행 등 매경기 필수적인 준비 업무도 손대지 못하고 있다.

향후 경기장 대관 문제도 골치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 예방 조치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다중이용 장소를 대관해줄지 역시 미지수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국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개막 연기를 했다. 지금 상황에선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언젠가 개막할 경우 구단 업무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최소 2주일 전에 지침을 내려달라고 연맹측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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