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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붙은 '마라도나vs메시' 논쟁, 바르샤와 나폴리의 자존심 대결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0-02-25 18:20


마라도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메시 vs 마라도나', 당신의 선택은?

스포츠계에서 늘 반복돼 등장하면서도 언제나 '핫'한 주제가 있다. 바로 '누가 더 나은가' 논쟁.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두 선수를 놓고 각 선수를 지지하는 팬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대립양상을 펼친다. 펠레와 마라도나, 매직 존슨과 마이클 조던,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선동열과 박찬호 류현진, 차범근과 박지성 손흥민 등등. 종목을 막론하고 명망 높은 두 세명의 '레전드'를 묶어놓으면 지지자들의 밤샘 토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주제의 논쟁이 갑작스럽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팬들이 아니라 두 명문 축구단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논쟁을 주도하고 있다. 바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팀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선수와 코치들이 그 장본인들. 이들이 논쟁하는 주제는 바로 '메시 vs 마라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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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이자 '원조 축구의 신'이다.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일단 모두 아르헨티나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뛴 적이 있다는 점. 물론 메시는 현재도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마라도나는 바르셀로나를 거쳐 나폴리에서 7시즌을 뛰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사실 이들이 비교 대상이 된 적은 별로 없다. 메시는 주로 당대의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비교되곤 했다. 그런데 왜 마라도나와 붙게 됐을까.

이는 메시와 마라도나가 각각 바르셀로나와 나폴리를 상징하는 특급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마침 바르셀로나와 나폴리가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전에서 맞붙게 되며 양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일종의 '사전 기 싸움'을 위해 '메시 vs 마라도나' 논쟁을 펼치고 있다. 말하자면 바르셀로나와 나폴리의 대리전 양상인 셈이다.

먼저 포문을 연 건 16강 1차전을 홈에서 열게 된 나폴리 측이었다. 젠나로 가투소 나폴리 감독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마라도나는 축구의 신이다. 나는 그를 비디오게임과 사진으로 보고 있다. 나는 그를 근처에서 본 적은 없다. 마라도나는 챔피언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래도 가투소 감독은 "메시도 마라도나처럼 한다. 플레이스테이션(게임기)에서나 나올 법한 플레이를 한다"며 상대 에이스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동석한 나폴리 공격수 인시네는 "메시가 현재 세계 최고이지만 마라도나는 나폴리 팬들에게 전부다. 그는 신성한 존재다. 메시와 비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마라도나가 메시보다 우월하다는 뜻.

그러자 바르셀로나 동료들이 메시 옹호에 나섰다. 제라드 피케는 25일 기자회견에서 "마라도나는 물론 축구 역사에 남는 뛰어난 선수이다. 바르셀로나와 나폴리를 거쳤고,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나에게 마라도나와 메시 중 한명을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히 메시를 고르겠다. 메시의 꾸준함과 매일 보여주는 마법같은 플레이 때문이다"라고 했다.


바르셀로나 키케 세티엔 감독 역시 이런 평가에 동의했다. 그는 "메시는 위대한 선수다. 15년간 매번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그런 점이 바로 메시를 다른 위대한 선수들과 차별화 시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마라도나보다 꾸준함과 성실성 면에서 메시가 더 낫다는 뜻이다. 동시에 '마라도나'라는 아이콘을 들고 나온 나폴리의 도발에 지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챔스리그 기선제압을 위해 소환된 '마라도나 vs 메시' 논쟁은 사실 정답은 없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과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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