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그땐 정말 피눈물을 흘렸지요."
5시즌 만에 1부리그 승격의 꿈을 이뤄 기분좋은 새시즌을 맞이하는데 왜 숙연해졌을까. 2016년 이맘때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5년 시즌 기업구단 최초로 강등된 부산은 2016년 전혀 낯선 K리그2 시즌을 준비했다. K리그2 첫 시즌 유니폼에 대한 디자인을 고민하던 중 '뼈때리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별을 떼자."
모든 프로팀들이 우승 횟수에 따라 구단 엠블럼 위에 새기는 별은 자존심의 상징이다. 당시 상황을 아는 구단 관계자는 "그런 별을 떼자는 의견이 나오자 모두 눈물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고 회상했다. 무슨 의미인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기 때문이다.
당시 부산 구단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다시 찾아보니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었다. '부산은 재창단의 각오로 엠블럼 위에 새겨져 있던 우승을 상징하는 4개의 별을 떼어냈다. 지난해 강등 아픔을 가슴에 새기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
막상 잃었던 별을 다시 달려고 하니 만감이 교차했던 모양이다. 되찾은 자존심에 대한 반가움과 함께 그간 남몰래 겪은 설움도 한꺼번에 몰려와 뒤섞이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별'에만 의미를 담은 게 아니었다. 특히 부산은 5년 전 눈물의 K리그2 시즌을 시작할 때와도 차별을 시도했다. 5년 전 부산은 홈-빨강, 원정-검정이었지만 올해는 대표색깔인 빨강을 홈 유니폼에 유지하는 대신 원정 유니폼을 흰색으로 채택한 것이다. 암울했던 시대를 뚫고 밝고 희망찬 날을 맞이하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단은 또 유니폼 뒷면 상단에 '마이부산'이란 구단 슬로건 넣기로 했다. '마이부산'은 부산에 대한 정체성을 강조한다는 의미에서 작년부터 채택한 슬로건인데 채택 첫해 1부로 승격했으니 길조의 상징인 셈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제 별을 또 떼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각오다"면서 "다시 달게 된 4개의 별은 구단의 전통을 나타냄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라 생각한다. K리그1에서 다시 입게되는 별이 달린 유니폼으로 선수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