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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의 무덤' 전북 현대, '기 안 죽는' 조규성은 '원샷원킬'로 화답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0-02-13 05:00


전주=연합뉴스

[전주=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영건' 조규성(22·전북 현대) 첫 경기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것도 무대가 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였다. 0-2로 끌려간 안 좋은 상황, 그에게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원샷원킬. 조규성은 지난해 2부 안양FC에서 토종 최다인 14골을 넣었다. 그의 가능성을 본 전북 구단이 상당한 이적료를 지불하고 전격 영입했다. 조규성은 이동국을 대신해 조커로 들어가 요코하마 마리노스 빈 골대에 만회골을 꽂았다. 활동량과 활동폭이 큰 조규성은 한 경기 만에 전북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전북 현대는 유망주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빅클럽들의 공식 같은 '유망주들의 무덤'이었다. 기라성 같은 대표급 선수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젊은 유망주들은 생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뽑은 조규성은 첫 경기부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죽기살기로 뛰어다녔고, 자신에게 찾아온 첫번째 찬스를 살려 득점했다. 비록 골키퍼가 없는 빈 골대였지만 심적 압박이 큰 상황에서 그는 흔들림이 없었다. 조규성은 12일 홈 '전주성'에서 벌어진 일본 정규리그 챔피언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서 조커로 1득점했다. 0-2로 끌려간 후반 34분 조규성이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살려 만회골을 터트렸다. 조규성은 골키퍼가 비우고 나온 골대에 침착하게 차 넣었다.

조규성은 젊은 나이에도 당차다.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어딜 가도 기는 안 죽는다. 우리 팀 형들이 잘 하지만 나도 스타일이 있다. 전방에서 많이 뛰어주고, 골찬스에서 득점도 넣어주어야 한다. 현재는 이동국 벨트비크 다음 순위이지만, 두 선수 보다 내가 나이가 젊고, 많이 뛰는 건 자신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전에서 조규성은 이동국을 대신에 들어가 짧은 시간, 만회골을 뽑았다. 남아공 국가대표 출신 벨트비크는 벤치에서 대기만 했다.

조규성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내걸 하려고 마음 먹고 들어갔다. 찬스가 왔을 때 상대 골문이 비어 있고, 수비수가 커버를 들어가는 걸 봤다. 정확하게 차 넣었다"면서 "경기전에 상대 골키퍼의 스타일을 알고 들어갔다. 자주 골대를 비우고 나온다는 걸 알았다. 조커로 들어갈 때 (김상식) 코치님이 상대 수비라인에 타이밍을 잘 맞춰 들어가면 된다는 주문을 받았다. 상대가 수비라인을 많이 올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2020년 1월 도쿄올림픽을 준비한 김학범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태국에서 열린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이란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터트렸다. 세계적인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를 연상케하는 '두 팔 벌려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규성을 발견한 김학범호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과 우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날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대신해 벤치를 지킨 김상식 코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규성은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동국을 미래 대신할 수 있는 선수다"고 말했다.

전북의 요코하마 원정은 4월 21일이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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