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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1278명, 너무나도 추웠던 女 축구 올림픽 최종예선 "관심이 필요해요"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0-02-11 17:41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우리 선수들 많이 추울 것 같아요."

지난 9일,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과 베트남 여자축구대표팀의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이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의 기온은 영상 9도까지 올랐다. 하지만 '쌩' 불어오는 바람 탓인지 경기장 체감 기온은 뚝 떨어졌다. 여기저기서 "너무 춥다"는 말이 들려왔다.

하지만 축구장이 더욱 춥게 느껴진 것은 '휑'한 경기장 탓이었다. 공식집계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에는 총 1278명의 관중이 왔다. 앞서 3일 열린 미얀마전에는 484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두 차례 A매치에 1762명이 경기장을 방문했다.

저조한 흥행. 이유는 있다.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탓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은 피하는 추세다. 제주를 가기 위해 비행기 혹은 배를 이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한 수 아래 팀과의 매치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도 부족했다. 하지만 이런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휑'한 경기장은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대회는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했다. 첫 번째는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경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조 1~2위를 차지해야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 올림픽 진출은 한국 여자축구의 염원이다. 한국은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부터 단 한 차례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는 이번에야 말로 꼭 올림픽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였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 축구의 새 역사가 걸려있었다. '에이스' 지소연(29)은 미얀마와 베트남을 상대로 3골을 넣으며 개인 통산 A매치 58호골을 완성했다. 차범근 전 남자 A대표팀 감독이 가진 한국 A매치 최다골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지소연은 제주에서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풍부한 관전 포인트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한 팬은 "선수들이 많이 추울 것 같다. 너무 춥고 경기장이 썰렁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윤영글 선수의 팬이라는 안채원 씨는 "더 많은 분들께서 여자 축구에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경기 뒤 벨 감독은 "두 경기를 보러 와주신 서포터와 팬들께 고맙다. 팬들이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선수들에게 '이것이 우리가 축구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들이 만족해할 만한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더 많은 노력과 서로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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