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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타이 기록이라···."
그렇게 14년이 흘렀다. 지소연은 '자타공인'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한 해도 빠짐없이 달리고 또 달린 지소연. 그는 2020년 2월 9일, 한국 축구 역사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소연은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 선발 출격했다. 그는 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38분 발끝을 번뜩였다. 강력한 슈팅으로 베트남의 골망을 흔든 것. 개인 통산 A매치 58번째 골. 차범근 전 남자대표팀 감독이 쓴 58골과 동률을 이루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콜린 벨 감독은 "지소연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월드클래스다. 선수로서, 사람으로 현명하다. 우리가 지금 하고자 하는 축구 스타일을 대표하는 선수다. 지소연은 여자축구에서 인기 있는 선수지만, 겸손하고 팀 안에 있는 어린 선수들을 잘 돌봐준다. 그런 선수를 지도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평가했다.
후배들도 '리스펙'을 감추지 않았다. 장슬기(26)는 "언니는 든든하고 미안한 존재다. 정말 잘하는 선수다. 우리가 뒤에서 더 힘을 줘야 할 것 같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막내' 추효주(20)는 "정말 대단하다. 그냥 퍼스트터치 자체가 다른 것 같다. 대단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걷는 길이 곧 역사. 하지만 지소연은 웃지 않았다. 그는 동료들의 '꽃가마' 세리머니에도 덤덤했다. 지소연은 "베트남 선수들이 내려서 경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답답한 경기력이 나왔다. 솔직히 베트남전에서 되도록 많은 골을 넣고 싶었는데, 한 골밖에 넣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골은 넣었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아 기분은 좋지 않았다. 쑥스럽기도 했다. 타이기록이라 (세리머니를 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 가면 골을 정말 넣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다. 호주나 중국 등 아시아 최강 팀을 만난다. 네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후배들에게 '나 올림픽 못 가면 은퇴 안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정말 간절하다. 자 축구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꼭 올림픽 나가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리빙레전드 지소연. 그의 전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귀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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