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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FC가 창단 9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하고, 3년 만에 K리그1로 승격한 데에는 '꾀돌이' 박진섭 감독(42)의 공이 절대적으로 크다.
핵심 미드필더 여 름은 21일 스포츠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박진섭 감독님을 한마디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영리한 천재 지략가인 것 같다. 감독님이 말씀하신대로 플레이를 하면 기가 막히게 먹혀든다. 우리끼리 '감독님은 확실히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알고 계신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비수 김진환도 "지금까지 겪어 본 지도자 가운데 최고인 것 같다. 훈련장, 경기장 안팎에서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는 분"이라고 했다.
광주 코치진은 상대팀 경기 영상을 3~5차례 돌려보는 등 상대팀 분석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경기 박 감독이 무패기간 중 입었던 겨울양복과 같은 비슷한 전술을 사용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디테일이 숨어있었다. 여 름은 "감독님을 믿고 훈련을 했다. 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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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 감독은 "속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에 대해 잘 알아야 조언을 해주든, 경기를 빼주든,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어떻게 느꼈는지는 모르지만, 친구처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친구들 얼굴이 밝아지는 걸 보며 이 방법에 대한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훈련장에서 직접 선수들과 부딪히며 훈련하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는 "아직 젊어서"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같이 하다 보면 선수들이 더 빨리 이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광주는 올시즌 개막전부터 우승을 확정하기까지 선수단 내부 분열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박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승격' 목표 하나를 향해 매진한 덕분이다. 김주공은 "감독님께서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끔 하는, 그런 리더십을 지닌 것 같다. 1대7로 패한 안양전을 마치고도 괜찮다고 빨리 잊어버리자고 하셨다"고 했다. 박 감독은 "어떤 경기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하프타임에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 선수들의 열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여 름은 "선수들이 도전적으로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신 거란 걸 안다. 감독님 말씀을 들으면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했다.
올해 33경기에서 단 3패를 기록하며 '웬만해선 지지 않는 팀'이 된 광주의 다음 목표는 '다시는 2부로 떨어지지 않는 팀'이다. 키는 역시 박 감독이 쥐고 있다. 박 감독은 "올시즌을 돌아보면 100% 만족하진 않지만, 어쨌든 목표인 승격을 이뤄서 홀가분하다"면서 "남은 시즌과 오는 겨울,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 내년에는 전용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올해 대구FC와 같이 팬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축구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선 "선수의 꿈이 국가대표이듯, 내 꿈도 국가대표 감독이다. 그리고 선수들이 '이 감독은 우리를 이해해주는 구나'라고 평가할 수 있는 소통형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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