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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투르크메니스탄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조지아전에 결장한 황인범은 투르크메니스탄전 선발로 나섰다. 4-1-4-1와 4-1-3-2를 오간 벤투호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황인범은 이날 내내 불안한 터치와 정교하지 못한 패스로 공격의 맥을 끊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황인범을 끝까지 고수했다. 팬들은 '한번 중용한 선수를 끝까지 믿는 벤투 감독의 완고함이 경기를 망쳤다'고 하고 있다. 차라리 '이강인(발렌시아)이 그 자리에 들어갔더라면' 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벤투 감독이 황인범을 중용하는 이유가 있다. 전술적 이유다. 알려진대로 벤투 감독은 밸런스를 중시한다. 부임 후 4-2-3-1을 줄곧 내세웠던 이유다. 이때만 하더라도 황인범의 자리는 주로 2에 해당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아시안컵 이후 밀집수비 타파를 위해 공격숫자를 늘리고 싶었던 벤투 감독은 4-1-3-2로 플랜A를 바꿨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명을 배치했지만,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고 싶었던 벤투 감독은 황인범을 3 자리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두가지 노림수가 있었다. 센스와 기동력이 좋은 황인범을 가운데에 배치해 유기적인 플레이를 노림과 동시에 황인범의 수비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도 황인범은 적절한 커버와 헌신적인 수비가담력을 보였다. 상대의 역습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선뜻 황인범을 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수비력이 떨어지는 이강인이 들어왔을 경우,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황인범을 풀타임으로 뛰게한 벤투 감독의 의도는 그렇게 해석된다.
그렇다고 황인범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수비력이 좋다고 해도 황인범의 자리는 어디까지나 공격형 미드필더다. 공격을 풀어나가야 하는 황인범이 패스 미스를 반복하면 당연히 공격 템포와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밀집수비를 펼치는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는 볼 하나하나가 소중할 수 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다양한 전술적 실험을 펼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도 밀집수비 해법을 찾지 못했다. 특히 그 중심에 서야 할 황인범이 부진에 빠지며 더욱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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