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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94년생 박원재는 '작은원재' 아닌 '박원재'를 원한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7-31 06:12


◇상주전 승리 이후 홈팬 앞에서 박수를 치는 1994년생 박원재(성남). 사진=프로축구연맹

◇박원재가 상주전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이자 K리그 데뷔골을 터뜨린 뒤 주먹을 불끈 쥔 채 기뻐하는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달콤했다. 박원재(25·성남 FC)가 프로 데뷔 3년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측면수비수는 으레 골보단 어시스트로 더 큰 인정을 받는 경향이 있지만, 득점만큼 자신의 진가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박원재는 30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3라운드에서 결승골로 팀의 극적인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 현대에서 성남으로 임대 이적 직후 수원 삼성전에 곧바로 선발 출전해 82분 출전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후반 추가시간 1분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문전 앞까지 침투한 뒤 최병찬의 좌측 크로스를 정확하면서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박원재는 "경기에 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100% 좋은데, 골까지 넣어 현재 기분이 200%, 300% 짜릿하다. 대학 이후 처음으로 느껴본 기분이다. 대학 시절 이후 3년 만에 득점하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박원재는 포지션상 득점 결과보단 과정에 관여하는 선수인데다 2017년에 입단한 전북에서 두 시즌 반 동안 3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같은 포지션에는 국가대표 이 용과 최철순이 버티고 있다.


◇상주전을 마치고 취재진 인터뷰 중인 박원재. 사진(성남)=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전북 내에선 '작은원재'로 불리었다. 전북 선수단에 열 살 위 동명이인 박원재가 있었다. 박원재 본인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잊힘에 대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상황. 성남이 손을 내밀었다. 이적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성남이 임대를 통한 전력보강을 옵션으로 염두에 뒀고, 측면 강화 차원에서 94년생 박원재를 요구해 단기임대가 성사됐다.

박원재는 "전북에서 (박)원재형에게 가려진 게 사실이다. 포털 사이트에 내 이름을 쳤을 때 원재형이 뜬다. 사람들에게 내 소개를 하면 '84년생'이냐고 묻곤 했다"며 "이번 플레이를 통해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어 좋고, 동영상이 생길 것 같아서 좋다"며 웃었다.

이어 "전북에서 경기에 많이 못 뛰었지만, 1군에서 운동을 하면서 여러 경기를 뛰어본 게 성남에 와서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된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많이 배울 수 밖에 없었다"고 '전북 효과'에 대해서도 말했다.


24라운드에서 같은 전북 임대 신분인 명준재, 장윤호가 뛰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만난다. 운명이다. "준재와 굉장히 친하다. 이겨야 한다"고 미소 지은 박원재는 "전북은 누구 한 명이 빠진다고 티나지 않는다. 그래서 뒤에 있는 선수들이 힘들 때가 있는 게 사실이다. 각자 위치에서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임대생끼리(다짐했다"고 말했다.

박원재는 "뒤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느 팀에 가서 어떤 상황이 됐든 기회가 왔을 때 200% 쏟아야 한다. 남기일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직원분들, 형들이 처음부터 잘 도와주고 있다. 적응에 문제가 없다. 최소한 팀원과 감독님의 신뢰를 깨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항상 넣어두고 있다"며 남은시즌 성남의 목표 달성을 위해 헌신하겠단 각오를 밝혔다.

한편, 성남은 수원~상주전 연승으로 7승 6무 10패 승점 27점으로 8위를 탈환했다. 7위 상주와의 승점차는 2점이고, 6위 수원 삼성에는 5점 뒤져있다. 2경기 연속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최병찬과 함께 임대생 박원재가 남기일 축구에 큰 힘이 돼주고 있다. 남기일 감독은 "박원재 임대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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