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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울컥한 맏형' 김영광 "고맙고, 미안하고…"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7-29 08:2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이랜드의 김영광이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고맙고, 미안하고…."

'서울 이랜드의 맏형' 김영광(36)이 눈물을 꾹 참으며 천천히 입을 뗐다.

2019년 7월 28일. 김영광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랜드는 종전까지 14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 20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10연패. 1994년 전북 버팔로가 세운 K리그 최다 연패와 동률을 이루는 것이었다.

이를 악물었다.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의 강슛도 온 몸으로 막아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결과는 이랜드의 1대0 승리. 이랜드는 전반 30분 원기종의 결승골을 마지막까지 지켜내며 15경기 만에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김영광은 선수들에게 다가가 한 명 한 명 토닥이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경기 뒤 김영광의 눈은 붉게 충혈 돼 있었다. 그는 "괴로웠다.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안타깝고 속상했다"며 울먹였다.

김영광은 "뒤에서 선수들을 보는데 울컥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다들 너무 열심히 뛰었다. 상대 공에 맞아서 입술에 피가 흐르는데도 뛰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선수들 모두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실점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장거리 원정, 무엇보다 패배의식이 선수단을 짓눌렀다. 그는 "버스를 5~6시간 타고 내려와서 경기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수들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경기 전에 '이판사판 다 하고, 후회 없이 뛰고 나오자'고 얘기했다. 팬들도 먼 길까지 원정 응원을 와 주셨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실점해서는 안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힘겹게 쌓아 올린 승리. 김영광은 "우리가 오랜 시간 승리하지 못하면서, 승리했을 때의 느낌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 앞으로 5경기 연속 홈에서 치른다.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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