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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피해자는 억울한데, 가해자는 당당하다.
하지만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데는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기 전 약속했던 '호날두 출전 45분 보장'이 지켜지지 않았다. 호날두는 몸도 풀지 않은 채 벤치에서 단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궂은 날씨에서도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경기장을 채운 6만5000여 관중은 분노했다. 뿔 난 팬들은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연호했다. 일부 팬들은 일찌감치 경기장을 떠났다. 영문을 모르는 외국인 팬들은 한국 팬들을 붙잡고 "왜 호날두가 나오지 않느냐" 묻기도 했다.
엎질러진 물. 하지만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했다. 참사가 난 현장의 뒷모습은 더욱 씁쓸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리 감독은 "중국 난징에서 한국까지 오는 것은 긴 여정이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오후 5시15분이었다. 잠깐 쉬고 출발했는데, 처음에 40분 걸릴거라고 했는데 길이 막혀 늦었다"고 덧붙였다. 사상 초유의 '킥오프 연기'라는 참사에도 기본적인 사과 한 마디 없었다.
팬들이 사리 감독에게 듣고 싶은 것은 변명이 아니었다. 팬들을 기다리게 하고,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꾼 것에 대한 사과였다. 호날두 출전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 관계도 필요했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말을 잘랐다. 기자회견장에 동행한 유벤투스 관계자는 "호날두에 대한 대답은 다 했다"고 사리 감독의 말을 가로채며 인터뷰를 끊었다. 그들은 '비행기 시간 때문에 촉박하다'며 급히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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