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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관중 흥행, 그리고 도민 화합까지 모두 고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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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도민구단으로 창단된 강원FC는 애초 강릉에 둥지를 틀었다. 클럽하우스도 강릉시에 만들었고, 홈경기도 2016년까지는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치렀다. 그러다 2017년에는 평창 알펜시아 축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렀고, 2018시즌에는 강릉과 평창 축구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보안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으로 홈구장을 옮겼다. 올해도 춘천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강원은 지난해부터 실질적으로는 모든 경기를 '원정'으로 치르고 있는 셈이다. 강릉 클럽하우스에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까지 차로 무려 2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김병수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피로감을 호소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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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원 구단은 춘천-강릉시와 큰 틀에서 2020시즌 홈경기를 분산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박 대표는 "두 지역에서 홈경기를 나눠 개최하게 되면, 영동과 영서 지역에 걸쳐 폭 넓은 관중 흡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연고지역 내 도시들의 대통합'이라는 도민 구단의 창단 목적에도 부합한다"며 이런 제안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막바지 협의에서 약간의 불협화음이 노출됐다. 두 도시간의 온도차가 나타났다. 다시 강원FC 홈경기를 유치하게 된 강릉은 반색하고 있다.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시즌 강원FC 정규리그 홈 19경기 중 10경기를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열기로 협의했다"고 공개한 것.
반면 춘천 쪽에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애초 강원 구단은 19일까지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주 쯤 최종 협의안을 공식발표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홈경기를 나눠주게 된 춘천이 고심하는 사이, 강릉이 먼저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서 강원 구단이 다소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강릉시가 계획보다 일찍 발표하긴 했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합의가 된 사안이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더 이상의 잡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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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 홈경기의 분산개최는 사실 득보다는 실이 많다. 지역 밀착 마케팅이나 티켓 및 광고 세일즈 작업 등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종목과 상관없이 거의 대다수 프로구단이 하나의 홈을 사용한다. 간혹 제2 홈구장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팬 서비스 차원에서 한정적으로 진행할 뿐이다. 강원FC의 계획처럼 한 시즌 홈경기를 두 개의 홈에서 절반씩 하는 케이스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구단 경영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여기서 '도민구단'이라는 특수성이 등장한다. 처음 구단이 만들어질 때부터 전체 강원도민의 지원금이 젖줄이 됐기 때문에 '비즈니스 마인드'로만 구단을 운영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 특정지역이나 도시가 아닌 '강원도 전체'를 대표하는 구단이라는 본질을 외면할 수 없다. 박 대표는 "물론 구단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전용구장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그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구단이 프로이면서 동시에 '도민구단'이라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확실한 건 '홈구장 이원화'는 매우 독특한 방식이며, 현재로서는 그에 따른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강원 구단의 바람대로 흥행과 지역 민심을 모두 잡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게 돼 올해보다 더 형편없는 관중동원 실적을 낼 수도 있다. 참고로 21라운드까지 강원의 홈 평균관중은 2417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53명)보다는 늘어났지만, K리그1 꼴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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