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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프리뷰]숙적 일본과의 16강전, 키워드 셋-이강인, 오세훈, 체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6-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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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판이 제대로 깔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오는 5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폴란드 루블린에 있는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포르투갈, 남아공, 아르헨티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2승1패를 거두며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얄궂게도 8강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일본이다. 일본 역시 이탈리아, 에콰도르, 멕시코, 만만치 않은 팀과 조별리그를 치러 1승2무, B조 2위로 16강 한 자리를 차지했다. FIFA U-20 월드컵에서 한-일전이 성사된 것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16강전 이후 16년 만이다.

역대 전적은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다. U-20 대표팀간 경기에서 43번 맞붙어 28승9무6패로 절대 우위에 있다. 현재 U-20 대표팀의 주축 멤버들이 뛰었던 2016년 수원 JS컵에서도 한국이 조영욱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2003년 대회 당시 전력상 우위에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패했다. '어게인1983'을 목표로 하는 정정용호는 당시 설욕과 함께, 2013년 대회 이후 6년 만의 8강행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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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이강인, 이강인

한-일전의 키워드는 단연 '슛돌이' 이강인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의 시선도 이강인을 향해 있다. 이강인은 한국의 슈퍼에이스다. 지난 1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대1 승)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대회 내내 이강인 활용법을 고민하던 정 감독은 3-5-1-1 카드를 통해 비로소 해법을 찾았다. 최전방에 자리한 이강인은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전념했다. 이강인은 발군의 키핑력과 현란한 드리블, 정교한 왼발킥 등 한 차원 높은 기술을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농락했다. 우리가 기대하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일본도 이강인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스포츠호치는 1일 '한국은 A대표팀에도 소집됐던 등번호 10번의 이강인을 중심으로 높은 공격력을 자랑한다'고 보도했다. 풋볼 채널은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공격으로 아르헨티나 문전을 두드렸다'고 전했다. 당연히 '경계 1순위'도 이강인이다. 주장 사이토 미츠키(20·쇼난 벨마레)는 2일 자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에이스 이강인은 기술과 힘, 판단력 등에서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닌 선수다. 선수 개개인이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이강인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견된 집중견제를 이강인이 어떻게 뚫어내느냐가 한-일전의 핵심 포인트다. 아르헨티나전을 지켜본 일본은 이강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강인이 아르헨티나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일본을 상대로도 보여준다면, 경기는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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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키플레이어 오세훈, 변수는 체력

한-일전의 키플레이어는 역시 이강인이지만, 오세훈(아산)의 높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강인에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전 승리의 주역 중 하나였다. 사실 이강인 활용법 때문에 묻히기는 했지만, 공격 조합은 정 감독의 또 다른 고민거리였다.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 엄원상(광주) 등을 다양하게 활용했지만,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저마다 장점이 있지만, 특출나지 않았다.

정 감독은 1m93의 장신을 자랑하는 오세훈의 포스트플레이에 주목했다. 오세훈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선제골을 비롯해, 맹활약을 펼쳤다. 높이를 이용한 헤딩은 물론, 터프한 움직임을 앞세워 여러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사실 일본은 오세훈 같은 장신 공격수들에게 유난히 약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오세훈의 높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이토는 "개인적으론 9번(오세훈)도 인상적이었다. 진심으로 붙어보고 싶은 상대"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한국 쪽에 유리한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매경기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일본은 부상 등으로 정상 전력이 아니다. 하지만 큰 변수가 있다. 체력이다. 한국은 매경기 다른 전형으로 나섰지만, 멤버는 비슷했다. 특히 수비진과 허리진은 거의 같은 멤버로 나섰다. 여기에 남아공과의 2차전에서 수중전까지 치렀다. 반면 일본은 한국보다 조별리그를 이틀 먼저 마치며 체력적 여유를 얻었다. 한국 입장에서 연장까지 갈 경우,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정 감독은 "일본은 16강전 상대 팀일 뿐이다. 일본이라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내가 아니고 우리가 중요하다. 지친 선수가 있으면 덜 지친 선수가 한 발 더 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함께 우리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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