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3수만에 빅이어에 키스 명장 클롭, 주장 "모든 공은 감독에게 가야한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6-02 12:00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내 인생에서 최고의 밤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 3수 만에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의 애칭)'에 입맞춘 독일 출신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52)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2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메트로폴리타노에서 EPL 토트넘을 2대0으로 제압하며 팀 통산 여섯 번째 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공격수 살라가 전반 2분 PK 결승골을, 후반 막판 조커 오리기가 쐐기골을 넣었다.

지독한 준우승 징크스를 달고 산 클롭 감독은 2015년 안필드(리버풀의 홈 구장)의 새 주인이 된 후 4년 만에 학수고대했던 유럽 무대 정상에 도약했다. 리버풀 구단은 2004~2005시즌 '이스탄불의 기적' 우승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리버풀은 통산 6회 우승으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13회)와 AC밀란(이탈리아·7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우승했다.

클롭 감독은 우승 후 "힘이 다 빠졌는데도 이렇게 싸우는 팀을 본 적이 있나. 우리 선수들 때문에 행복하다. 너무 고생했다. 분명히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대3으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리버풀은 좌절하지 않았다. 1년 만에 재도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또 이번 시즌 정규리그서도 맨시티에 이어 준우승했다. 승점 1점차 밖에 나지 않았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클롭 감독은 UCL 결승에 세번째 도전만에 정상에 섰다. 2013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사령탑으로 첫 결승에 올랐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져 준우승했고, 지난해에도 레알 마드리드 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준우승 전문'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UCL 준우승 두번, 독일축구협회 컵대회(DFB 포칼) 준우승 2차례, 2015~16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 2018~19시즌 EPL 2위까지 총 6차례의 준우승 이후 '6전 7기' 끝에 올린 값진 우승이었다. 클롭 감독은 독일 마인츠 사령탑 시절 차두리, 도르트문트 시절 이영표 등 한국 선수들과도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그는 "우리 팀이 발전하고 있다는게 중요하다. 우리 구단 오너는 우리를 압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2015년 도르트문트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후 EPL에서 팀을 발전, 성장시켰다. EPL 첫 시즌 8위를 시작으로 2016~17시즌과 2017~18시즌 나란히 4위에 올랐고 2018~19시즌에는 2위로 팀을 끌어올렸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 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재주가 있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했던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격 기회를 빼앗는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에다 '마누라(마네-피르미누-살라) 라인'을 활용한 전광석화 처럼 빠르고 정확한 역습 축구를 완성시켰다.

리버풀 주장 헨더슨은 "클롭 감독 없이는 (이번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시즌은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믿기 어려울 일을 해냈다. 모든 공은 클롭 감독에게 가야 한다. 내가 이팀의 일 부분이고, 또 주장이라는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젊은 풀백 알렉산더-아놀드(21)는 "나는 그냥 평범한 사내였다. 그런데 리버풀에서 꿈을 이뤘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는 다른 어떤 팀보다 우승할 자격이 있다. 특별한 걸 해냈다"고 말했다.

유럽 비인 스포츠 전 아스널 벵거 감독과 함께 해설자로 나선 무리뉴 전 맨유 감독은 늘 한결 같이 팀을 믿고 기다려주는 리버풀 팬들을 칭찬했다. 그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이것이 바로 '축구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