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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의 왼발, '연패 수렁' 경남을 구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29 21:08



[상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영재의 왼발이 경남을 구했다.

경남은 최근 위기였다. 5연패에 빠지며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간 빌드업 역할을 충실히 해온 쿠니모토마저 다쳤다. 쿠니모토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치료차 일본으로 돌아갔다. 회복까지 한 달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부 감독식 빌드업의 또 다른 핵심 조던 머치마저 이미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

김 감독은 2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14라운드에서 이영재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이영재는 김승준과 함께 올 겨울 울산을 떠나 경남으로 이적했다. 사실 5골을 넣으며 경남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잡은 김승준보다 더 기대를 했던 이가 이영재였다. 연습때는 맹위를 떨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머치는 "이영재는 굉장히 영리하다. 외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이 모습은 실전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럴수록 반등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더 위축됐다.

다행히 조금씩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15일 대구와의 FA컵 16강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본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윙어로 거둔 성과였다. 이영재는 이후 꾸준히 기회를 잡았지만, 대구전 같은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이영재는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중앙 미드필더였다. 김 감독은 "이영재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멘탈적으로는 많이 좋아졌다. 기술은 나무랄데가 없다. 자신감과 경기 운영만 더 나아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영재는 딱 부러지는 활약으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중앙에서 날카로운 움직임과 패스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동점골이 백미였다. 경남은 전반 19분 윤빛가람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또 다시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떠오르던 순간, 이영재의 왼발이 번뜩였다. 전반 38분 김승준의 패스를 받아 그림같은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양 팀은 이후 사력을 다했지만, 경기는 1대1로 마무리됐다. 최근 5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경남은 귀중한 승점 1을 더하며 10위로 올라섰다.


상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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