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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땀을 흘릴지라도…" 박진섭 감독, '이유 있는' 단벌 고집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5-27 05:30


박진섭 광주FC 감독. 박 감독은 팀이 개막 후 13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단 한 번도 옷을 바꿔입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도 긴팔 정장을 고집하는 이유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땀을 삐질삐질 흘리더라도…." 결전을 앞둔 박진섭 광주FC 감독이 허허 웃으며 옷을 가다듬었다. 26일, 광주는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아산과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2부 리그) 1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분위기는 무척 좋았다. 광주는 개막 12경기 무패행진(7승5무)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주포' 펠리페(27·브라질)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윌리안(25·브라질) 등 다른 선수들이 빈자리를 든든하게 채웠다. 경기 전 박 감독은 "펠리페가 빠지니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최근 4경기 무패행진(2승2무)을 달리는 아산이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박 감독에게는 '비밀명기'가 있었다. 바로 기분 좋은 징크스였다.

박 감독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옷을 바꿔 입지 않았다.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단벌'로 경기를 치렀다. 시간이 흘러 여름이 왔지만, 박 감독의 옷은 동일했다. 이날도 한낮 기온이 33도를 훌쩍 넘었지만, 박 감독은 긴 팔 스웨터에 재킷까지 입고 경기장에 나섰다. 그는 "나쁜 징크스라면 몰라도 좋은 징크스는 계속 이어가고 싶다. 그래서 땀을 삐질삐질 흘릴지라도 옷을 한 번도 바꿔 입지 않았다. 세탁소 사장님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월요일에 옷을 맡겼다가, 금요일에 찾아가는 일과를 계속하고 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단벌신사 형'을 바라보는 '패셔니스타 동생'은 이를 악물었다. 빼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박동혁 아산 무궁화 감독은 "형이 옷을 바꿔 입을 때가 된 것 같다. 너무 덥다. 다음에는 형이 꼭 다른 옷으로 바꿔 입고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굳은 각오는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두 팀은 섭씨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승리를 향해 치열하게 싸웠다. 거친 몸싸움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초반 선수들이 연달아 다치기도 했다. 하지만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마무리가 부족했다. 경기 막판에는 상대 김레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위에 있었지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광주는 0대0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무패행진을 '13'(7승6무)으로 늘리는데 만족했다.

경기 뒤 박 감독은 "날씨가 상당히 더웠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며 "승격이라는 목표가 있기에 동기부여가 확실해진 것 같다. 무패경기가 쌓이고, 승리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뒤에 있는 선수들도 열심히 해줘서 로테이션도 가능하다. 경쟁심이 생기면서 더욱 단단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단벌신사 징크스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가운 소식이 있다. 펠리페가 돌아온다. 박 감독은 "팀훈련에 합류한 펠리페는 안양전에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승리하면서 무패행진을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세르지우 코스타 A대표팀 수석코치가 찾았다. 최태욱 코치와 필리페 코엘류 코치도 25일 성남종합운동장을 찾아 성남FC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봤다.

25일 열린 경기에서는 수원FC가 대전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안양 역시 홈에서 서울 이랜드를 2대1로 잡고 승점 3점을 쓸어 담았다.


아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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