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스포노믹스' 서귀포, 내셔널선수권 개최로 축구도시 이미지 '박차'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21 07:01




매년 강원도 양구에서 개최되던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가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개최지를 찾던 한국실업축구연맹은 제주 서귀포시와 손을 잡았다. 유소년을 넘어 성인 대회 유치를 고민하던 서귀포시는 연맹의 제안을 받아 19일부터 제주 서귀포 강창학경기장에서 2019년 교보생명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내셔널리그 8개팀이 발생시킬 경제효과 뿐만 아니라, 각종 보도와 중계 등으로 얻게 될 축구도시 이미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서귀포는 2017년부터 '글로컬(글로벌+로컬의 합성어) 축구도시' 캐치프레이즈 아래 '스포노믹스(스포츠와 경제의 합성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스포노믹스는 스포츠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스포츠와 도시가 동반 성장하는 기틀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 형태를 뜻한다. 인구 19만명에 불과한 소도시 서귀포가 관광 산업 외에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서귀포가 스포츠에 눈을 뜬 건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여행 비수기인 겨울철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다양한 종목의 전지훈련 유치를 구상하게 됐다. 서귀포는 겨울철인 12월부터 2월까지 평균기온 5도를 유지해 동계 전지훈련지로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서귀포시청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전지훈련차 서귀포를 찾은 팀은 15개 종목 260여팀이다. 연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야구, 씨름, 양궁, 카누 등 23개 종목, 3만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서귀포시를 찾는다.

그 결과 2010년경 연 3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던 스포츠 유발 경제 효과는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스포노믹스를 통해 서귀포가 누리는 경제 효과가 연간 55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순수하게 선수단이 쓰고 가는 비용만 계산한 것으로, 팀 관계자들과 선수 가족이 함께 지출하는 돈까지 감안하면 경제 효과는 550억원의 두 배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서귀포의 가장 큰 고민인 숙박 과잉 공급에 대한 해결책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귀포는 따뜻한 기후라는 장점을 넘어 스포츠메카로서 위치를 확실히 하기 위해 최근 초대형 훈련 시설을 완공했다. 야외는 물론 실내 훈련장까지 완벽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제주월드컵경기장 내 위치한 서귀포 트레이닝센터는 약 380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운동기구는 총 48종 142점. 진천선수촌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와 공동으로 재활 클리닉도 운영 중이다. 경기나 훈련 중 다친 선수들의 빠른 복귀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물론 서귀포가 가장 공을 들이는 종목은 역시 축구다. 매 겨울 초·중·고·대학·프로 등 서귀포시를 찾는 팀은 100여개에 이른다. 매년 초 서귀포는 프로-대학, 대학-고교, 실업-프로 등 평소엔 맞붙기 힘든 상대가 매일 같이 경기를 펼치는 '축구 천국'으로 변신한다. 비시즌이 끝나면 학원 축구가 진행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공인을 받은 제주국제유스대회는 제주가 자랑하는 대회다. 하지만 최근 학원축구가 방학때 진행되는 만큼, 서귀포에 있는 천연잔디 구장 8면, 인조잔디 구장 8면을 연중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게 됐다. 이번 내셔널선수권 유치는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고순향 서귀포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내셔널선수권을 통해 성인 축구와 인연을 이어갈 생각이다. 향후 전지훈련 등을 연계하기로 했다. 다양한 경험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궁극적으로는 서귀포를 무르시아나 오키나와처럼 글로컬한 축구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일 열린 내셔널선수권 A조 경기에서는 천안시청이 김해시청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안개로 연기됐던 이날 경기에서 천안시청은 전반 18분 패트릭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1분 조이록의 동점골과 후반 29분 이용준의 결승골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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