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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뷰]FA컵 8강팀 중 3팀, 내셔널리그 초강세 '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17 05:20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8강팀이 가려졌다.

그 어느때보다 이변이 많은 FA컵이다. K리그1 팀들이 모두 나선 32강전에서 울산, 전북, 서울 등 이른바 '빅3'가 한꺼번에 탈락했다. 16강전에서도 이변의 흐름은 계속됐다. 경남, 수원, 강원, 상주, 단 4개의 K리그1팀만이 살아남았다. K3리그(4부리그)의 화성FC도 8강에 올랐다. 눈에 띄는 것은 3부리그에 해당하는 내셔널리그의 초강세다. 경주한수원, 대전코레일, 창원시청, 무려 3팀이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내셔널리그팀들은 지난 몇년간 FA컵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17년 목포시청이 내셔널리그팀으로는 9년만에 FA컵 4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무려 4팀이 16강에 오르고, 목포시청과 김해시청, 2팀이 8강에 진출했다. 올 시즌에는 돌풍의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 4팀이 16강에 진출해, 3팀이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사실 이같은 내셔널리그팀들의 강세는 우연이 아니다. 지난 몇년간 축구 관계자들은 "내셔널리그의 수준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K리그2의 출범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내셔널리그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K리그2 초창기만해도 내셔널리그의 특급 선수들이 대거 K리그2로 올라갔다. 내셔널리그는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한, 한물간 프로 선수들로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K리그1에서 활약하던 수준급의 선수들이 K리그2로 무대를 옮기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실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이들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 내셔널리그다. K리그2 팀들이 잦은 감독 교체로 팀을 재편하는 횟수가 늘어났고, 그럴수록 내셔널리그로 말을 갈아타는 선수들의 수는 늘어갔다. 시청 팀이 대부분인 내셔널리그는 선수단 정원이 확실히 제한돼 있다.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질적 향상이 이어졌다.

여기에 K리그를 거부하고 해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5년간 K리그 이적이 제한되는 이른바 '5년룰'을 피하기 위해, 내셔널리그로 온 선수들도 제법 된다.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은만큼 재능은 확실한 선수들이다. 프로에서 힘겨운 경쟁을 하느니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내셔널리그를 찾는 선수들도 있다. 내셔널리그는 최저연봉이 2100만원으로 K리그(2000만원)보다 높고, 평균 연봉도 3000만원 이상이다.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공기업의 정직원이 되기도 한다.

물론 내셔널리그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프로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인 FA컵은 내셔널리그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무대다. 내셔널리그 사무국은 좋은 결과를 위해 리그 일정을 조정해주기도 한다. 리그가 진행되는 주말 일정을 미뤄 FA컵에 올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

거침없이 진격하는 내셔널리그가 FA컵 역사에 남을 이변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내셔널리그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05년, 지금은 해체된 울산미포조선이 달성한 준우승이다. 경주한수원, 대전코레일, 창원시청이 '어게인2005'에 도전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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