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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김기동 체제 변신 후 3연승' 포항, 무엇이 달라졌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14 05:30



포항이 확 달라졌다.

포항은 10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11라운드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김용환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원정에서 거둔 첫번째 승리였다. 이전까지 포항은 원정 5연패의 수렁에 빠졌었다. 3연승에 성공한 포항은 승점 16으로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점프했다. 5위 상주(승점 17)를 바짝 추격했다.

변화의 포인트는 김기동 감독 부임이었다. 포항은 지난달 23일 최순호 감독을 경질하고, 수석코치였던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당초 포항은 대행 체제를 염두에 뒀지만, 김 감독의 지도력을 믿고 곧바로 감독자리에 앉혔다. 승부수는 통했다. 김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수원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4경기 무승(1무3패)의 수렁에서 벗어난 포항은 이어 열린 울산과의 동해안더비에서도 웃었다. 2대1로 승리하며 울산전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인천전에서는 원정 첫 승까지 성공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두가지 변화를 줬다. 우선 눈여겨 볼 부분은 김승대의 움직임이다. 김승대는 의심할 여지없는 포항 축구의 에이스다. 올 겨울 데려온 데이비드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김승대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김승대는 기대와 달리 단 1골에 그쳤다.

김 감독은 김승대를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김승대의 움직임 폭을 좁혀, 연계를 강조했던 최 감독과 달리 김 감독은 김승대의 공격적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움직임의 위치를 앞쪽으로 옮기고, 특유의 라인 브레이킹을 자주 시도하도록 지시했다. 김승대의 움직임에 맞춰 몇가지 패턴도 준비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은 김승대는 물 만난 고기처럼 뛰고 있다. 수원, 울산전 연속골에 이어 인천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김승대를 활용하기 위해선 2선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사실 포항의 고민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있었다. 이석현은 군입대 문제로 흔들렸고, 이진현은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최 감독이 김승대를 아래에서 활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정된 자원 속, 김 감독은 해법은 콘셉트의 전환이었다. 점유 대신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점유를 위한 백패스나 횡패스 숫자를 줄였다. 대신 전방 쪽으로 빠르게 볼을 전달하도록 했다. 김승대가 뒷공간을 파고 들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좌우 윙어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물론 전술 변화가 전부는 아니다. 김 감독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 온화한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묶고 있다. 김 감독은 리액션 부자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정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선수들은 김 감독의 노력에 부응이라도 하듯 눈빛이 달라졌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고 있다. 포항이 살아나며, 상위권 판도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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