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차-포 떼고 산둥 잡아야 하는 경남, 키는 이광선이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08 05:30



다른 길은 없다. 무조건 산둥 루넝(중국)을 잡아야 한다.

지난 시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준우승 기적을 쓰며 창단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선 경남의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초반 만만치 않은 아시아의 벽에 고전했다. 2무1패였던 경남은 지난달 24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원정에서 1대0으로 이기며 구단 역사상 첫번째 ACL 승리를 신고했다. 16강 진출의 불씨도 살렸다. E조에 속한 경남은 산둥(승점 8), 가시마(승점 7)에 이어 3위(승점 5)를 달리고 있다. 홈에서 '최약체' 조호르(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을 치르는 경남 입장에서는 산둥을 잡아야 16강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패하면 사실상 끝이다.

헌데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차, 포, 상까지 빠진다. 일단 '빌드업의 핵심' 쿠니모토와 조던 머치가 제외됐다. 둘다 부상이다. 쿠니모토와 머치는 올 시즌 김종부 감독이 야심차게 꺼낸 빌드업 축구의 핵 중의 핵이다. 두 선수의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공격의 시작이자 끝이다. 쿠니모토와 머치가 함께 빠진 지난 주말 제주 원정에서 경남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한채 무기력하게 0대2로 패했다. 경남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쿠니모토를 중국 원정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베테랑' 배기종과 최재수마저 빠진다. 배기종은 초반 계속된 극장골로 확실한 조커로 자리매김했다. 안정된 볼터치와 날카로운 공격가담을 자랑하는 왼쪽 윙백 최재수는 김종부식 축구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다. 게다가 두 선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여러모로 답답한 경남이다. 가뜩이나 상대는 전력상 한수위로 평가받는 산둥이다.

그래도 믿는 구석은 있다. 이광선이다. 산둥 전력의 키는 외국인 선수가 쥐고 있다. 특히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한 그라치아노 펠레, 마루앙 펠라이니를 주의해야 한다. 펠레는 2대2로 마무리된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두 골을 몰아넣었다. 펠레와 펠라이니의 장기는 높은 타점을 활용한 헤딩이다. 유럽에서도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던 기술이다. 경남은 첫번째 대결에서도 산둥의 높이에 고전했다. 이를 막아내야 하는 것이 이광선의 몫이다.

이광선은 국내 선수 중 헤더에 관해서는 최고로 평가받는다. 높이는 물론 파워까지 겸비했다. 이광선은 부상으로 지난 맞대결에는 뛰지 못했다. 경남은 이광선의 가세로 펠레와 펠라이니의 높이에 대항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하나 더, 상대적으로 전력 열세에 있는 경남이 노릴 수 있는 포인트는 세트피스다. 여기서도 이광선의 높이는 중요하다. 이광선은 상주 시절 공격수로 변신해 심심치 않게 골을 넣었다. 골감각을 갖고 있다. 공격 쪽에 누수가 많은만큼 이광선의 한방이 필요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산둥전, 경남의 키는 이광선이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