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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주훈야강'(낮에는 훈련, 밤에는 강의)의 시간이 이어졌다. 힘겨운 체력훈련으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면 나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하얀 입김과 함께 터져나온다. 그래도 멈출 순 없다. 함께하는 동료가 있고, '더 정확하게'라는 사명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본 K리그 심판진의 '남해캠프' 스케줄은 매우 빡빡했다. 오전부터 시작되는 체력훈련과 이론 수업 및 토론이 밤까지 이어진다. 그럴 수 밖에 없다. K리그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체력과 이론 모두를 탄탄히 갖춰놔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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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과 낮 시간에 이런 형태의 체력 훈련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래서 인지 K리그 심판진은 하나같이 현역 선수들처럼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뚱뚱하고 배나온 축구 심판'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스피드와 위치 이동을 함게 따라가야 하고, 때로는 먼저 달려가 좋은 판정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서 동시에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위치를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은 선수처럼 만들어야 하고, 경기를 분석하는 눈은 감독처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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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과 오후에 걸쳐 체력 및 실전 훈련을 마치면 저녁 시간에는 강의와 토론의 시간이다. 남해군 문화센터 대강당에서 경기 영상을 토대로 강사진의 해설과 지적, 그리고 해당 경기에 나선 심판진의 설명과 반성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강치섭 강사는 "VAR 시스템이 도입된 상황에서 심판들은 더욱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경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선수와 벤치, 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판정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리고 또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영상을 가리키며 "전술적인 맥락도 살펴야 한다. 공격이 진행될 때 크로스나 스루 패스가 모두 가능하다. 그 상황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지 심판진이 미리 예측해야 한다. 공을 보고 따라가면 늦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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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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