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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프로 입문, 어느덧 18번째 시즌을 눈앞에 둔 '베테랑' 김영광(서울 이랜드). 그는 팀의 든든한 수문장이자 정신적 지주다. 그라운드 위에서 뜨거운 열정을 뽐내며 후배들을 이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소통왕으로 변신한다.
다가가는 방법은 바로 '영광타임!'이다. 후배들에게 맛있은 음식을 사주고, 티타임을 하며 고민을 듣는 시간이다. 올 시즌은 유독 '영광타임'이 많다. 이유가 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변화가 많았어요. 감독님과 단장님도 바뀌었지만, 선수 구성이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어요. 다행히도 중참급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어요. 하지만 선수들과 더욱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후배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친밀한 시간을 가져야 하죠."
변화 폭이 큰 이랜드. 그래서 김영광은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영광은 2015년부터 함께 한 창단 멤버다.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모였어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런 간절한 마음이 중요하거든요. 저도 올 시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개막 때 100%를 보일 수 있도록 계획한 대로 운동하고 있어요."
김영광의 몸무게는 18년째 한결같다. "저는 늘 85㎏이에요. 예전에 김병지 선배의 인터뷰를 보고 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거든요. 물론 가끔은 야식도 먹고 싶어요. 하지만 축구를 위해서는 몸에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아요. '대충대충' 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한 적도 없어요. 저 자신을 속이는 것 같거든요. 나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철저한 자기관리, 그라운드 위 열정. 김영광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김현수 감독은 "김영광은 정말 열심히 한다. 팀을 위해 굉장히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조금이라도 짐을 덜어주기 위해 배려 차원에서 주장을 후배에게 넘겨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주장이던 김영광은 올 시즌 캡틴완장을 내려놨다. "주장이었으면 막내들에게 다가가기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이 주장까지 하면 아무래도 더 어렵게 느껴지잖아요. 대신 요즘에는 팀에서 엄마 역할을 하고 있어요.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후배들 밥도 챙기고, 휴식 시간도 책임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 "지난해 K리그2 골키퍼 상을 받았어요. 감사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이상했어요. 팀 성적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올 시즌에는 정말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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