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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 케이로스, 쿠페르' 명장 넘어야 아시안컵 우승 보인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1-04 05:00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의 또 다른 재미는 명장들의 지략대결이다.

아시아 각국이 축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유럽과 남미 무대를 호령하던 명장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24개국 중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팀은 무려 20개국에 이른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보던 감독들이 이번 아시안컵 우승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 속한 C조, 명장 집합소

한국이 속한 C조는 사령탑의 면면이 화려하다. 일단 한국은 포르투갈 대표팀과 스포르팅 리스본, 올림피아코스 등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한국 부임 전까지 하향세를 타기는 했지만, 한때 전 유럽이 주목했던 젊은 명장이었다. 한국의 첫 상대 필리핀은 스벤 요란 에릭손 감독(스웨덴)이 이끌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잘 알려진 에릭손 감독은 라치오, 맨시티 등 빅클럽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차전에서 만날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크레스티닌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네임벨류가 높지는 않지만 4년간 키르기스스탄을 이끌며 팀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 중국의 수장은 설명이 필요없는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탈리아)이다. 리피 감독은 월드컵, 유럽챔피언스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모두 거머쥔 유일한 감독이다.

우승으로 가려면 명장 넘어라

한국이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는 명장들을 넘어야 한다. 이란에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이 있다. '여우'로 불리는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을 선수비 후역습팀으로 바꾸며 아시아 최강으로 탈바꿈시켰다. 교묘한 수싸움과 얄미운 심리전이 특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주먹감자 사건으로 한국과 악연을 맺은 케이로스 감독은 벤투 감독 부임 전 한국대표팀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최근 월드컵 예선, 아시안게임 등 고비마다 만나 한국을 괴롭힌 우즈베키스탄은 엑토르 쿠페르 감독(아르헨티나)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쿠페르 감독은 발렌시아, 인터밀란, 이집트 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11월 맞대결에서는 0대4로 패했지만, 팀에 적응할 시간을 가진만큼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다. 개최국 UAE는 이탈리아 출신 명장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끌고 있다.

히딩크의 후예들, 아시안컵 도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이끈 '히딩크 사단'이 이번 아시안컵에 도전한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한국 못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은 박 감독 부임 후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에 이어 10년만의 스즈키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 감독의 리더십을 앞세운 베트남은 2007년 대회 8강 이후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오른팔이자, 이후 한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던 핌 베어벡 감독은 오만 사령탑에 부임했다. 전력이 약하기는 하지만, 오만은 베어벡 감독의 꼼꼼한 지도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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