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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질문하고 답하고' 감독들도 공부하며 성장한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12-12 17:19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습니다."

12일, 2018~2019시즌 P급 지도자 강습회가 진행된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강당.

예정된 수업 시간은 30여 분 훌쩍 넘겼지만, 수업은 도통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도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더하고 더하며 뜨거운 토론 현장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개강한 이번 강습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위한 올 시즌 첫 번째 과정이다. AFC P급 자격증은 가장 높은 등급의 축구 지도자 라이선스다. 아시아 각국의 최상위 리그는 물론 국가대표팀까지 지도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A급 자격증 소지자로 고등학교(U-18) 이상의 팀을 5년 이상 지도한 경력이 있어야만 신청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강습회에 참석한 29명 중에는 김종부 경남, 박동혁 아산, 고종수 대전 감독 등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개강 이틀 동안 코칭 방법론에 대해 수업을 받은 수강생들은 실전 훈련에 돌입했다. 5명씩 6개 그룹으로 나뉜 수강생들은 각각의 주제를 바탕으로 훈련과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훈련 코칭을 맡은 박동혁 감독은 김대의 윤성효 감독 등과 조를 이뤄 헤딩 훈련법 및 응용 방법을 공유했다.

동료 지도자이자 수강생의 코칭에 '수강생 동기'들도 눈을 반짝였다. 발표조의 손짓에 따라 발을 움직이며 직접 시연에 나섰다. 다시 현역으로 돌아간 듯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집중했다. 한 시간 20여 분의 야외 훈련을 마친 수강생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들은 곧바로 강당으로 이동, 서로의 코칭 방법을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열띤 토론의 장이 열렸다. 긍정적인 부분, 수정했으면 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김종부 감독은 "감독들끼리 코칭 방법 등을 공유하는 것을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운동 목표, 득점 루트, 수비 방법 등 기본적인 것이 선수들에게 뚜렷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배우고 있다. 선수들과의 소통, 계획, 목표 등이 공유돼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교육을 통해 코칭스태프와 더욱 강력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동혁 감독 역시 "이곳에는 베테랑 감독님들이 많이 계시다. 그러나 주제 하나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다. 토론도 몇 시간씩 한다. 사실 축구는 감독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공부하고 느껴야 한다고 또 한 번 배우고 있다. 정해진 주제에 대해 공부해서 발표하는 것 등이 어렵기는 하지만, 많이 배워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의를 진행한 미하엘 뮐러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은 "P급 강습회 전체를 논리적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 코칭 방법부터 공격과 수비 전술까지 점진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곳에서 익힌 이론이 결국은 운동장에서 펼쳐져야 한다. 지도자들이 즐기면서도 무언가를 배우고, 한국 축구 지도자 교육이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강습회는 내년 10월까지 5차례에 걸쳐 열린다. 파주NFC를 비롯해 대표팀 경기가 펼쳐지는 도시 등을 돌며 진행할 예정이다. 기본 강의는 뮐러 위원장과 김남표 최승범 전임 강사가 진행한다. 이 밖에 심리학 교수, 타 종목 감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특강도 열린다.

한편, P급 라이선스는 필수화되고 있다. 지난 2016년, AFC는 2017년부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는 클럽 감독의 필요조건으로 P급 라이선스를 제시했다. 다만, AFC는 동남아팀들의 현실을 이유로 1년 유예 기간을 줬다. 프로축구연맹도 2020년부터 K리그 감독의 자격기준을 강화했다. 현행 A급에서 P급 지도자 자격증 소지자로 상향 조정했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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