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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최강한파'에도 뜨거운 축구미생들의 열정 '내셔널리그 공개테스트'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2-06 05:20


5일 천안축구센터에서 공개테스트에 임하는 선수들. 사진제공=내셔널리그

올 들어 최강한파가 펼쳐진 5일. 'HM SPORTS 2018 내셔널리그 공개테스트'가 펼쳐진 천안축구센터는 축구 미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내셔널리그 공개테스트는 진로를 고민하는 선수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축구 선수 최고의 꿈은 역시 프로다. 하지만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바늘 구멍이다. 일부 선택 받은 자들의 몫이다. 8, 9월 쯤 당락이 결정된다. 이후부터 선택받지 못한 자들의 고민은 커진다. K3리그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아마추어에 가깝다.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한다. 운동 환경도 열악하다.

프로만큼은 아니지만 안정된 환경을 보장하는 내셔널리그는 꽤 매력적인 무대다. 또 다른 기회가 열리기도 한다. 내셔널리그를 통해 K리그를 누비는 선수들도 제법 있다. 하지만 승강제 도입 후 K리그에서 도태된 선수들이 대거 내셔널리그행을 택하며 오히려 대학생, K3 출신 선수들의 내셔널리그 진출 문턱이 높아졌다. 내셔널리그는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2014년부터 공개테스트를 시작했다. 지금이야 K리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벤트지만, 성인 축구 선수를 상대로 공개 테스트를 한 것은 내셔널리그가 처음이다. 초창기만 해도 현장에서는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감독들이 더 적극적이다. 이미 공개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15명의 원석들이 내셔널리그를 누비고 있다.

올해에도 350명의 선수들이 서류를 넣었다. 이 중 176명이 서류 심사를 통과했고, 이 중 각 구단들의 선택을 받은 52명이 최종 테스트에 나섰다. 이 중 8명은 부상 등을 대비해 추가로 발탁됐다. 첫 취업에 도전하는 대학생이 28명, K리그 출신 2명을 포함해 성인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 24명이었다.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선수도 있었다. 선수들은 A조와 B조로 나뉘어 전후반 30분씩 게임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어필했다. 현장에는 대학교, K3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응원하기 위해 온 학부형들과 가족들도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원석을 찾아야 하는 만큼 감독들의 눈은 바빴다. 데뷔 첫 해 통합 우승에 성공한 서보원 경주한수원 감독은 "결국 간절함이 중요하다. 다 열심히 뛰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더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결국 뽑아도 잘하더라"고 했다. 김승희 대전코레일 감독은 "짧은 시간이지만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다. 기술이 좋은 선수들은 확실히 눈에 띈다"고 했다. 선수들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몸을 아끼지 않았다. 다치는 선수들도 나왔다. 하지만 처지가 비슷한 선수들인 만큼 누구 하나가 쓰러지면 달려가 손을 잡아줬다.


김기수. 사진제공=내셔널리그
김기수(23)는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대전 코레일, 창원시청, 목포시청 등 3개 구단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김기수는 3개 구단 중 한 곳을 고르고, 향후 합숙을 통해 최종 계약 여부를 평가받는다.

울산 현대고를 거쳐 연세대를 나온 김기수는 제법 알아주는 선수였다. 연령별 대표 경험도 있고, 울산 현대로부터 콜도 받았다. 하지만 슬럼프가 겹치며 축구인생이 꼬였다. 지독할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 일본 진출을 꾀했지만 사기를 당했고, 어렵게 들어간 K3 팀은 해체되기도 했다. 김기수는 "축구를 관두려고 했다. 이번 공개테스트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다"며 "다행히 좋은 기회를 잡았다. 부모님이 보러 오셨는데 잘 풀렸다. 축구로 돈을 버는게 꿈이었다. 내셔널리그에서 잘해서 프로 진출이라는 꿈을 펼쳐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천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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