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피해자 코스프레" "'더 글로리'까지 소환"…故오요안나 빠진 단톡방 공개 파문

안소윤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2-01 13:57 | 최종수정 2025-02-01 14:14


[SC이슈] "피해자 코스프레" "'더 글로리'까지 소환"…故오요안나 빠…
사진 출처=故오요안나 SNS 계정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사망 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며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달 31일 유족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유족은 이날 방송에서 "(고 오요안나가) 지난해 9월 6일 서울 가양대교에서 뛰어내리려 하던 걸 지나가는 할머니가 붙잡고 끌어내려 경찰이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가 왔다"며 "왜 죽으려고 했느냐고 물어보니 직장이 힘들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등뼈가 부러져 나올 것 같이 아프고 창자가 다 끊어질 것처럼 사는 게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했다"며 "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더니 '방송해야 된다, 홧김에 해본 거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SC이슈] "피해자 코스프레" "'더 글로리'까지 소환"…故오요안나 빠…
사진 출처=JTBC
아울러 고 오요안나를 제외한 기상캐스터 동료들이 만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해당 채팅방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는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한다"며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학폭(학교폭력) 가해자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유족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간 뒤에 모두의 질시를 받는 대상이 됐다"며 "정신과를 10여 군데 다니면서 약을 처방받고 병원 두 군데에서는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털어놨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앞서 고 오요안나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MBC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씨가 지난 9월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당시 고인의 구체적인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매일신문은 지난 27일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 씨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며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두 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입사했으며, 이듬해 3월부터 선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이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 31일 공식입장을 통해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이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규명하는 것은 물론,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업무에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직 사실관계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확증과 억측은 정확한 진상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접근은 자제가 필요해 보인다"며 "이는 고인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음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무관한 여러 관계인들에게도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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